교총, 교원 6,050명 대상 설문조사
교직 장애 1위 '학생·학부모 비협조'
서이초 교사 순직, 무력감 커져 71.5%
전국 초중고 교사들이 ‘학생 규정 위반 행위·학부모 항의’를 스트레스 원인 1위로 꼽았다. 20년 전에는 ‘업무 과부하’가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출연연구기관인 한국교육정책연구소는 지난 6월 18~30일 초중고교 교원 6,05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교직문화 인식 설문조사 결과를 20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20년 전인 2004년에도 초중고 교원 1,429명을 대상으로 같은 조사를 했다.
올해 조사에선 교사 스트레스 원인으로 ‘학생 위반 행위 및 학부모의 항의·소란’이라고 응답한 교원이 전체의 39.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업무 과부하 및 지원·협조 부족’(24.6%), ‘교내 인간관계 갈등’(16.2%) 순이었다. 2004년 조사에서는 ‘업무 과부하 및 지원·협조 부족’이 29.7%로 1위였고, '학생 위반행위 및 학부모의 항의·소란'은 올해 응답률의 3분의 1도 안 되는 11.6%였다.
교직활동 수행 장애 요인으로는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50.1%)가 1위를 차지했다. 반면 2004년 조사에서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를 꼽은 교원은 전체의 10.3%에 불과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과중한 잡무와 자율성 침해'(57%)가 1위였다.
이번 조사에서 교사로서 무력감을 느끼는 순간에 대해 전체의 64.1%가 '학생·학부모의 비협조적 태도와 불신'이라고 응답해 가장 많았다. 2004년에는 ‘교육이 비난 대상이 되거나 교직 가치가 격하될 때’(52.1%)가 1위였다.
2011년 학생인권조례 제정 이후 교직사회 변화에 대해 ‘교육활동 전반에서 학생 인권과 권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응답한 교원이 78.6%였다. 동시에 ‘학생과 교사가 상호 존중하기보다는 대립하는 구도가 형성됐다’는 응답도 79.7%에 달했다. 특히 ‘교권이 추락하고 학생 생활지도의 어려움이 심화됐다’는 교원도 91.3%였다.
지난해 7월 서울 서이초 교사 순직 사건 이후 교직사회 변화와 영향에 대해 ‘교원 간 상호협력 및 공감대가 강화됐다’는 응답이 57.3%였지만, ‘교직 내부의 상실감과 무력감이 증대됐다’는 응답도 71.5%로 나타났다.
교총은 “교직에 대한 교원들의 인식이 20년 새 극명하게 뒤바뀌었다”며 “그 변화의 근저에는 교직의 전문성을 인정하지 않는 세태와 교원을 존중하지 않는 무분별한 교권 침해가 관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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