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브라질 정상회담서 "미래 공유 공동체" 표현
미중 무역전쟁 대비 '브라질 우회로' 필요한 중국
노골적 反트럼프파 룰라도 편들어줄 중국 절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중국과 브라질이 서둘러 서로를 끌어안았다. 트럼프와의 2차 관세 전쟁을 앞둔 중국엔 무역 충격파를 완화해 줄 브라질이 필요하고, 트럼프 2기 외교 갈등이 예고된 브라질로선 함께 맞서 싸울 파트너가 절실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정상회담을 열었다.
시 주석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양국은 서로의 성공을 위해 황금 파트너가 될 준비가 됐다"며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양국 관계는 역사상 최고의 순간을 맞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양국 관계를 '미래 공유 공동체'라고도 표현했다. 이는 중국이 베트남 등 대체할 수 없는 외교 파트너에게 써온 말로, 향후 브라질과 전략적 이해관계까지 공유하겠다는 뜻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이에 룰라 대통령도 "가장 중요한 전략적 파트너"로 중국을 꼽으며, "중국 인민은 브라질인들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구"라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의 일대일로(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와 브라질의 개발 프로그램 간 연계 사업을 포함, 37개 분야의 협정을 체결했다. 아울러 '중국판 스타링크'로 불리는 중국의 자체 위성통신 시스템 '스페이스세일' 서비스 공유 합의도 이뤄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트럼프와의 무역 관계에 대비해야 하는 시진핑에겐 브라질이라는 친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미국산 콩(대두) 최대 수입국인 중국은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미국에 대한 무역 보복 차원에서 콩 등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며 미국을 압박했다. 대신 브라질산 농산물로 국내 수요분을 대체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대선 기간 예고한 대로 중국에 60%의 관세를 부과할 경우 중국은 이번에도 트럼프발(發) 경제 타격을 완화할 무역 우회로로 브라질을 활용할 공산이 크다.
중국을 가까이 둬야 할 필요성은 브라질도 마찬가지다. 룰라 대통령은 미국 대선 직전 프랑스 언론 인터뷰에서 "민주당의 해리스가 당선되면 미국 민주주의가 훨씬 안전해질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반(反)트럼프 성향을 드러냈다.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그가 브라질 안팎에서 리더십을 유지하려면 애당초 트럼프와의 충돌은 피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었다. 이에 트럼프 2기 갈등이 예고된 중국을 대미 전선의 우군으로 끌어당겼다는 것이다. 미국 애틀랜틱카운슬의 남미 전문가 제이슨 마작은 "브라질은 파트너 다양화가 필요해졌고 중국은 대미 무역의 대안을 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트럼프 시대를 맞는 양국의 입장이 유사해졌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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