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력 확충 고민' 푸틴, 23일 법안 서명
"개전 이래 러 사상 군인, 약 60만 명"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새로 참가하는 러시아 군인들에게 최대 1,000만 루블(약 1억3,470만 원)의 빚을 탕감해주는 법안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서명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 후 장기화한 전쟁으로 부족해진 병력을 확충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해당 법은 러시아 국방부와 계약하에 '특별군사작전'이라고 부르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1년 이상 참가하는 군인 및 배우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0만 루블의 부채를 탕감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법이 시행되는 다음 달 1일 이전 채권추심 절차가 시작된 모든 잠재적 신병에게 해당 법은 적용된다.
이 법은 청년층 입대를 겨냥한 측면이 크다. 러시아 국민들은 주택 소유 의향이 커서 젊은 세대도 높은 이자율을 감당하고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러시아 정치분석가 게오르기 보브트는 텔레그램을 통해 "적어도 수십만 명의 사람들에게 '견딜 수 없는 신용 부담'을 없앨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해당 법은 입대 계약 체결 동기를 강화하고 있다"고 썼다. 지난달 러시아 중앙은행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1,300만 명 이상의 러시아인이 3개 이상의 대출을 갖고 있다.
러시아가 이러한 법을 마련한 것은 국민적 반발이 뒤따를 수밖에 없는 동원령을 발령하지 않은 채 병력 손실을 메우기 위함이다. 러시아 당국이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개전 이래 러시아군에서 발생한 사망·부상자가 60만 명가량"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 독립매체 메두자는 영국 BBC방송과 공동 진행한 조사를 통해 "개전 이래 러시아군 사망자는 7만9,819명"이라고 23일 보도하기도 했다.
러시아는 또 우크라이나에 빼앗긴 영토 탈환 등을 위해 공격적으로 병력을 늘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다. 우크라이나군 고위 소식통은 "우크라이나에 배치된 러시아군은 약 57만5,000명가량이며 이를 69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로이터에 전했다.
러시아가 수도 모스크바 등에서 '입대 시 복무 첫해 총 520만 루블(약 7,004만 원)을 벌 수 있다'는 광고를 대형 광고판, 버스 정류장 등에 공격적으로 게시하는 것도 신병 부채 탕감과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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