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2척, 건조 후 진수식 개최
오세훈 "수상 교통 시대 개막... 벅찬 감동"
다음달 한강으로 인도 후 내년 3월 운항
한강의 새로운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가 25일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서울시는 이날 선박을 건조한 은성중공업이 위치한 경남 사천시에서 한강버스 2척을 처음으로 물에 띄우는 진수식을 열고 실물을 공개했다. 진수식에 참석한 오세훈 서울 시장은 "지금까지 없던 서울시민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날 것"이라며 "시민에게는 하나의 대중교통 수단을, 서울을 찾는 관광객에게는 독특한 정취를 선물할 수 있게 돼 자부심이 크다"고 말했다. 내년 3월 정식 운항을 시작하는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잠원·옥수·뚝섬·잠실 7개 선착장을 오가면서 출퇴근 시간 15분 간격으로 평일 하루 68회, 주말·공휴일에는 48회 운항할 계획이다.
쌍동선 형태로 제작... "빠르면서 안전하게"
이날 공개된 한강버스는 '101호(가람)'와 '102호(누리)' 등 2척이다. 한강버스의 외부는 흰 바탕에 선명한 푸른색이 그러데이션(점점 짙어지거나 옅어지는 기법)으로 섞인 디자인으로, 청량함이 느껴졌다. 내부에는 총 199개의 좌석이 설치돼 있는데 좌석마다 닫고 펼 수 있는 받침대도 달려 있어 운항 중 랩톱 등 전자제품이 이용이 가능하다. 선내에 식음료를 판매하는 매점이 마련돼 있고, 선박 앞뒤로 자전거 거치대가, 내부에는 휠체어석도 4개 마련돼 있다. 한강의 다채로운 풍광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도록 파노라마 통창을 적용했다.
한강버스는 길이 35m·폭 9.5m, 150톤급으로 속도감 있게 운항하면서도 항주파(선박이 항해하면서 생기는 파도) 영향은 최소화하고자 배 두 대를 붙인 형태의 쌍동선 형태다. 잠수교를 통과할 수 있도록 선체 높이(7.45m)는 낮게 제작됐다. 은성중공업 관계자는 "쌍동선 형태는 단동형(1개짜리)보다 주행하는 데 흔들림이 적어 승객이 배를 타면서 편안하게 휴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추진체의 배터리 화재 위험을 막기 위해 배터리 시스템 안에 가스 센서를 설치해 화재 징후를 미리 감지할 수 있도록 하고, △배터리 과충전 방지 △배터리셀 연쇄 폭발 방지 △열폭주 시 가스 분사 소화 △유사시 배터리 함체 침수 등 4중 안전장치를 마련했다. 추진체 시스템의 95% 이상을 국산화한 만큼 부품 수급 지연 및 과도한 수리 비용 등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서울시는 예상하고 있다.
진수식에는 오세훈 시장, 최호정 서울시의회 의장, 류동근 한국해양대학교 총장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진수식은 진수선 절단식, 샴페인 브레이킹 순으로 진행됐다.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 탯줄을 자르는 것처럼 배가 처음 바다에 나갈 때는 '새로운 생명 탄생'의 의미로 배와 연결된 진수선을 자르는 의식을 치른다. 진수선은 여성이 자르는 전통에 따라 최호정 시의회 의장이 절단했다.
안전성·특혜 논란 끝에... 다음달 한강 인도 예정
한강버스는 이날 모습을 드러낼 때까지 사업 수주 특혜와 안전성, 사업성 논란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2월 운영계획안을 발표한 후 사업의 졸속 추진에 대한 비판과 안전성 우려가 나왔다. 당초 올해 10월 예정이었던 정식 운항은 안전성 논란이 커지면서 내년 3월로 연기된 바 있다. 건조계약을 체결한 '가덕중공업'(6대 건조 예정)이 신생 회사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선박 제조업체 자격 논란과 선착장 사업자 특혜 의혹도 제기됐다. 이날 오 시장은 "지금까지 애쓴 직원들이 가장 박수받아 마땅하고 너무 고생시킨 것 같다"며 "(직원들이) 아직도 고생하고 있지만, 한강 수상 교통 시대가 드디어 개막하는 만큼 벅찬 감동을 느낀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이날 공개된 선박은 은성중공업 인근 바다에서 해상 시험 및 시운전 등을 통해 선박의 기능과 안전성에 대한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KOMSA)의 검증을 거쳐 다음 달 말 출항해 한강으로 인도된다. 나머지 선박 6척과 예비선박 등의 추가 선박 4척도 순차적으로 한강에 인도될 계획이다. 시는 단계적으로 선박 및 설비 검증, 인력 훈련, 항로 검증 등 시범 운항을 통해 정식 운항 전까지 안전성·편의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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