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케이크 전쟁 들어간 5성급 호텔
콘셉트 등 수개월 준비, 자존심 대결
고가 제품이나, 매년 식지 않는 인기
특급 호텔이 크리스마스를 한 달 앞두고 한정판 케이크 전쟁에 들어갔다. 최고 40만 원까지 치솟는 등 가격이 높지만 고급스러운 맛과 남다른 모양으로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에이스 제빵사들이 공을 들여 만든 케이크는 호텔끼리 실력을 겨루는 성격도 지닌다.
①서울신라호텔이 연말 한정판 제품으로 25일 출시한 '홀리데이 스페셜 케이크' 4종 가운데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 가격은 40만 원이다. 이 호텔이 지난해 처음 내놓았던 이 제품은 당시 30만 원이란 고가에도 조기 품절됐는데, 이번엔 10만 원 더 올랐다.
더 테이스트 오브 럭셔리는 최고급 식재료인 트러플(송로버섯)을 주재료로 한다. 트러플 양을 지난해와 비교해 25% 늘려 크림, 슬라이스 형태로 듬뿍 넣었다. 또 '마시는 황금'이라고 불리는 프랑스의 디저트 와인 '샤또 디켐'을 써서 단맛과 과일향을 냈다. 완성도 높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하루 최대 3개만 예약 판매한다.
30만 원으로 책정한 '신라 베어즈 위스퍼'도 눈에 띈다. 자체 캐릭터 신라 베어를 형상화한 이 제품은 얼핏 보면 곰 인형인가 싶을 정도로 정교하게 만들었다. 머리, 몸통, 다리 등 부위마다 주재료가 달라 총 여섯 가지 맛을 느낄 수 있다.
송로버섯 넣고, 대관람차 담은 케이크
②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가 선보인 크리스마스 케이크 중 최고가는 35만 원짜리 '위시 휠'이다. 총 50개 한정 판매하는 위시 휠은 실제로 회전하는 대관람차를 케이크 위에 장식으로 올려 보는 맛을 극대화했다. ③시그니엘, ④파라다이스 호텔앤리조트도 각각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나는 '오너먼트 박스'(21만 원), 놀이공원을 떠오르게 하는 '해피 메모리즈'(20만 원)를 내놓았다.
내로라하는 제빵사가 소속된 5성급 호텔 내 베이커리는 신선한 콘셉트, 최적의 재료 조합 등을 찾기 위해 길게는 몇 달을 고민해 크리스마스 케이크를 제작한다. 주문 예약을 받은 뒤 생산까지 꼬박 하루를 쏟아야 하는 제품도 있다. 특급호텔 베이커리가 연말 시즌을 자존심을 건 무대로 여기는 이유다.
정성을 들인 제품이다 보니 비싼 가격대임에도 불구하고 구매 행렬은 줄 잇는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미식을 즐기는 문화가 디저트에도 퍼지고 있는 점을 반영해 특급호텔은 정성과 예술적 감각을 담아낸 스페셜 케이크를 연말마다 출시하고 있다"며 "이 제품들은 연구 개발, 재료 선정, 높은 작업 기술 등 제작에 들어가는 시간과 노력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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