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경영효율화 전략으로 점포·ATM 축소
국민>우리>신한>하나 순…비수도권 접근성 ↓
여러 은행 한 점포서 이용하는 '공동점포' 추진
은행의 경영효율화 전략에 따라 최근 5년간 문을 닫은 은행 점포 수가 1,189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자동입출금기(ATM)도 같은 기간 9,307개가 사라지면서 디지털에 취약한 고령층의 금융 서비스 소외가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여러 은행이 한 점포에 입점하는 공동점포를 설치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금융감독원은 26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금융 접근성 제고를 위한 금융권 공감의 장'을 진행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2019년 말 6,738개였던 점포 수는 2024년 10월 말 기준 5,690개로 15.5% 줄었다. ATM도 2019년 말 3만6,464개에서 올 10월 말 2만7,157개로 25.5%나 사라졌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성인 10만 명당 은행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7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인 15.5개보다 적다. 미국(26.6개), 일본(33.7개)에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4대 시중은행이 폐쇄한 점포가 전체의 69%(823개)를 차지했다. 점포 폐쇄 비율은 KB국민(26.3%), 우리(24.0%), 신한(22.9%), 하나(18.8%) 순으로 높았다. 인구 10만 명당 은행 점포와 ATM 수를 비교하면 수도권은 70.6개, 비수도권은 57.3개로 조사됐는데, 비수도권 금융소비자의 금융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은행 경영 성과에 대한 소비자 환원 노력이 부족하다는 비판과 함께 은행의 이 같은 단기 비용 절감 전략으로 인한 고객 이탈에 따라 중장기 수익 기반이 훼손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감원은 연내 은행권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금융소비자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금융 접근성 제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공동점포 등 점포 대체 수단을 설치하기 위한 협의절차나 비용 분담 원칙 등과 관련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다. 또 인공지능(AI) 점포 등 은행권의 점포 운영전략 다변화를 위해 필요한 규제 샌드박스 등 제도적 지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비대면·모바일 금융거래가 확대되는 만큼 고령층,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이 겪는 불편 사항을 개선하고 디지털 금융교육을 통해 소비자의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소비자들의 금융서비스 접근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금융산업이 당연히 수행해야 할 책무"라며 "금융업계와 감독 당국이 함께 금융 접근성을 주요 과제로 설정하고 역량을 모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