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흑자 진입 60세까지 이어져
교육비에 17세 때 적자 가장 많아
43세가 노동소득, 흑자 최대 시기
'100세 시대'라 부를 만큼 기대수명이 연장됐지만 한국인 일생에서 지출보다 수입이 많은 시기는 33년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에 의존하다가 노동을 시작하는 28세부터 흑자를 보게 되나, 은퇴 시기인 61세부터 적자로 다시 진입했다.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2년 국민이전계정' 결과를 살펴보면, 한국인은 생애주기에서 17세 때 최대 적자를 기록하고 43세에 가장 부유한 흑자 인생을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는 28세부터 60세까지, 적자는 61세에 재진입해 여생까지 이어졌다. 짧은 흑자 시기 바짝 벌어 긴 노년 적자 구간을 준비해야 하는 생애 사이클인 셈이다.
국민이전계정은 연령변화에 초점을 맞춰 연간 소비와 노동소득의 관계, 세대 간 경제적 흐름을 보여준다. 노동소득으로 소비를 감당하지 못해 생긴 적자는 민간의 자본·이전소득과 공공 정책 등을 통한 자산재배분으로 충당됐다.
우리나라 사람은 연령 증가에 따라 '적자→흑자→적자' 순서의 3단계 구조를 보이는데, 출생 직후부터 생애주기 적자는 27세까지 이어졌다. 스스로 경제활동을 하기 전까진 양육비, 교육비 등을 부모와 정부로부터 지원받기 때문이다. 특히 17세 때가 4,077만6,000원 적자로 가장 돈이 많이 들었다.
주로 사회활동을 시작하는 시기인 28세 때 128만1,000원의 흑자가 처음 발생한다. 이후 순차적으로 흑자액이 증가하다 43세에 1,752만9,000원으로 정점을 찍고 하락하기 시작했다. 노동소득만 놓고 봐도 43세가 4,289만6,000원으로 가장 높았다. 40대가 돈을 모을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는 뜻이다.
흑자는 54세까지 1,078만9,000원 수준을 유지하다 이후 가파르게 하락해 1,000만 원 아래로 떨어졌다. 이후 61세부터 191만7,000원 적자를 시작으로 다시 마이너스(-) 인생 구간에 들어선다. 소득은 거의 없는데 의료비가 많이 들다 보니, 갈수록 폭이 넓어져 85세 이상엔 적자가 2,420만2,000원에 달했다.
흑자 전환 연령은 27, 28세로 일정한 편이나, 적자 재진입 연령은 2010년 56세에서 꾸준히 높아졌다. 통계청 관계자는 "고령화로 사업체 정규직 은퇴 연령이 올라가고, 노인 고용률이 증가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계청은 최근 경제구조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이번 통계부터 기준연도를 2020년으로 개편, 교육소비 대상 연령을 학령기에서 전 연령으로 넓히는 등 변화를 줬다. 개편된 기준을 적용한 결과 이전보다 유년층과 노년층의 적자는 확대되고, 노동연령층 흑자는 축소됐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