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투자 사기로 약 2000억 원 편취
위장 이혼 후 펜트하우스·외제차 등 은닉
검찰이 2,000억 원대 다단계 투자 사기를 벌인 40대 남성으로부터 추징금 130억여 원을 전액 환수했다. 은닉한 범죄수익으로 구매한 수십억 원대 아파트 등 그의 가족들의 호화롭던 생활은 종지부를 찍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민종)는 사기·유사수신 혐의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고모(43)씨의 추징금을 전액 환수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1월 대법원에서 징역 10년과 추징금 약 130억 원이 확정됐다.
고씨는 2019~2021년 노인과 북한 이탈주민 등 금융취약계층을 노려 "암호화폐에 투자하면 원금 300%를 벌 수 있게 해준다"고 속이는 수법을 써서 4,400여 명으로부터 약 2,00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그는 2015년부터 불법 다단계업체에서 일하며 유사수신범행을 벌여 세 차례 처벌을 받은 전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투자 사기로 일부 피해자들이 자살할 정도로 큰 고통을 받았지만, 정작 고씨는 "돈이 없다"며 추징금을 전혀 납부하지 않고 있었다.
수사 결과 그는 배우자와 위장 이혼한 뒤 그에게 대부분의 범죄수익금을 넘겼다. 범행 전 미리 이혼한 뒤 차명으로 회사를 차려 자산을 빼돌리는 식이었다. 고씨 범행이 적발돼 형이 확정된 뒤에도 그의 배우자는 빼돌린 돈으로 수십억 원대 아파트에서 호화롭게 살며 자녀들에게 고액의 아이스하키 과외를 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고씨는 부인에게 "(수감됐지만) 가족들이 잘 살 수 있어 범행을 0.01%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올해 6월 고씨의 계좌 및 해외 가상자산 추적, 압수수색 등 환수 절차를 본격화해 숨겨둔 그의 범죄수익을 찾아냈다. △서울 강남구 청담동 펜트하우스 등 고가 아파트 2채 △서초구 소재 상가 4개 실과 오피스텔 1개 실 △유명 리조트 회원권 △롤스로이스 등 외제차 2대 △고가의 미술품 등 은닉 재산은 화려했다. 검찰 수사망이 좁혀 들어가자 고씨 가족은 캐나다 이민을 추진했으나 검찰의 출국금지 조치로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고씨와 함께 사기 범행을 저지른 피의자들의 범죄수익 환수도 진행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앞으로도 범죄자들이 1원의 범죄수익도 얻을 수 없도록 끝까지 환수하고 피해자들의 실질적인 피해 회복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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