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달러 가치 4배로 뛰어"
"대외무역 재개, 주민 경제 불신 때문"
"'화폐개혁' 유언비어 단속, 유포자 총살"
북한의 통화 가치가 연초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하면서 경제 혼란과 주민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6일 일본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북한 원화의 달러 대비 환율은 연초 8,000원 수준에서 지난 20일 기준 3만2,000원으로 올랐다. 올해 초엔 북한 원화를 1달러로 바꾸려면 8,000원만 내면 됐으나 현재는 4배를 줘야 1달러로 바꿀 수 있게 됐다는 것으로, 북한 원화의 가치가 그만큼 떨어졌다는 의미다.
마이니치는 북한 통화 가치 급락의 주된 원인으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단행됐던 국경 봉쇄 조치 완화와 이에 따른 △무역 재개 △수입품 구매 목적의 외화 수요 증가를 들었다.
환율은 여름부터 급등하기 시작했고 9월 들어 안정기를 거친 뒤 지난달 하순부터 다시 상승했다. 마이니치는 또 정부 통제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 물자 유통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북한 경제 정책에 대한 주민들의 불신 때문에 화폐 가치가 폭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북한 당국은 주민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마이니치가 입수한 치안 당국 내부 문서에 따르면 김정은 정권은 "나라의 환율 안정을 저해하는 불법행위에 맞서 싸우자"고 강조하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노동당과 안보 기관도 대규모 외화 환전으로 환율 안정성을 훼손하는 것을 '역적행위'로 간주하고 강력히 단속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당국이 "화폐개혁을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지만 주민들의 불안은 더 커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무역 관계자는 지난 9월 한 주민이 연내 화폐개혁이 있을 것이란 소문을 퍼뜨린 혐의로 총살된 사건이 있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북한은 2009년 화폐개혁을 단행했지만, 실패로 끝나면서 주민이 혼란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니치는 또 "북한에서는 9월 이후 화학공장 등에서 의도적으로 밸브를 잠가 폭발 사고를 일으킨 사건이 여러 차례 발생했다는 소문도 퍼지고 있다"며 "이러한 사건과 경제 사정의 관계는 분명하지 않지만, 주민의 '소규모 비즈니스'를 엄격히 제한하는 조치에 대한 불만 확산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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