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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 지원…고가 R&D 장비 세액공제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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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도체 클러스터 전력망 구축 지원…고가 R&D 장비 세액공제 확대

입력
2024.11.27 07:40
수정
2024.11.27 11: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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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
재정 투입해 전력·용수 공급 사업 지원
할당관세 대상 반도체 부품도 확대
"추가 재정·세제 지원도 국회와 상의"


SK하이닉스가 건설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건설할 예정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조감도. SK하이닉스 제공

정부가 반도체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세제혜택도 대폭 늘린다. 반도체 인프라 구축에 재정을 지원하고 고비용 반도체 연구개발(R&D) 시설투자에 세액공제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산업계가 요구하는 직접 보조금 지급 형태는 아니지만 재정과 세제 지원으로 기업 부담을 대폭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반도체 생태계 지원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6월 정부는 17조 원 규모의 저리대출 프로그램 신설 등 반도체 생태계 지원 방안을 마련했지만, 지원 효과가 크지 않다는 산업계의 평가를 고려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중국이 반도체 투자·생산을 확대함에 따라 국가별 경쟁이 심화하고, 내년 1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전후로 반도체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점도 감안했다.

최 부총리는 이날 회의에서 "최근 우리 경제가 미국 신정부 출범에 따른 글로벌 환경 변화, 후발국 추격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 가속화 등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며 "글로벌 산업경쟁에서 생존하기 위해 국가의 역할을 '서포터'에서 기업과 함께 뛰는 '플레이어'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선 정부는 반도체 기반시설 마련에 기업 부담을 대폭 완화해 주기로 했다. 3조 원 규모의 용인·평택 반도체 클러스터 송전 인프라 사업 재정 지원이 대표적이다. 특히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송전선로 지중화 비용(약 1조8,000억 원)은 정부가 분담한다는 방침이다. 막대한 전력이 소요되는 반도체 산업 특성상 전력 기반시설은 필수적이고, 이 가운데 전선을 땅에 묻는 지중화 비용은 총사업비의 약 60%를 차지할 만큼 비용 부담이 크다. 현재 평택과 용인 등 4개 선로의 지중화가 검토되고 있는데, 정부가 비용의 상당 부분을 재정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지중화 사업 비용은 정부가 책임지고 비용의 절반 이상을 분담하려 한다"며 "구체적 지원 금액은 국회 논의 후 결정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성 중인 ‘용인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와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의 안정적 운영을 위한 필수요소인 공업용수 공급 사업도 재정을 투입해 신속히 이행할 계획이다. 인접한 두 산단에 필요한 용수는 약 133만 톤으로, 2조2,000억 원의 비용이 드는 통합 용수공급 사업에 수자원공사가 비용의 약 70%를 부담하기로 했다. 지난달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도 확정됐다. 나머지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수자원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날 사업비 분담 등에 대한 기본협약을 체결한다.

정부는 또 반도체 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상 투자세액공제 대상인 국가전략기술에 반도체 R&D 장비도 포함하는 방식이다. 기존에는 반도체 사업화를 위한 시설만 국가전략기술에 해당하고, 가격이 비싼 R&D 장비는 포함이 안 돼 일반 투자세액공제(대기업 1%·중견기업 5%·중소기업 10%)를 받아야 했다. 반도체 R&D 장비가 국가전략기술로 지정되면 대·중견기업의 경우 투자비의 15%를, 중소기업은 투자비의 25%를 공제받을 수 있게 된다. 전날 반도체 투자세액공제 비율을 5%포인트 높이는 내용의 조특법 개정안에 여야가 뜻을 함께한 만큼, 이 공제율은 각각 20%와 30%로 높아져 세제 혜택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아울러 할당관세를 적용하는 반도체 제조 부품도 확대한다. 할당관세란 원활한 물자수급이나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본세율보다 인하된 관세율을 적용하는 제도다. 현재는 반도체 공정에 필수인 석영유리기판만 적용하고 있는데, 인쇄회로기판(PCB) 원재료 등으로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앞서 발표한 금융지원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17조 원 저리대출 프로그램은 18개 반도체 업체에 설비 투자자금 등으로 8,348억 원(15일 기준)을 대출했다. 정부는 내년에 정책금융으로 14조 원 이상을 공급하고 신규 반도체 생태계 펀드도 1,200억 원 규모로 조성해 반도체 산업에 투자를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회의 반도체특별법 제정 논의에 적극 참여하고 추가적 재정·세제지원 과제도 국회와 신속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이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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