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
공범인 LS증권 임직원 2명은 기각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한국일보 자료사진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금 수백억 원을 챙긴 혐의를 받는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의 전직 본부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남천규 부장판사는 27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등 혐의를 받는 LS증권 전직 본부장 김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이튿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 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김씨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LS증권 임직원 유모씨와 홍모씨의 영장은 기각됐다. 남 부장판사는 두 사람에 대해 "현재까지 확보된 증거, 피의자의 주거, 가족관계, 직업 등에 비추어 보면 현 단계에서는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LS증권은 대전시 서구 탄방동 옛 홈플러스 부지의 주상복합 개발사업을 계획하고 PF대출을 주선했다. 이 사업 시행사인 A사는 김씨가 실소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증권사 본부장이었던 김씨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 위법하게 시행사 역할을 따낸 것이다.
김씨는 A사가 PF대출로 확보한 대출금 가운데 830억 원을 대여 등 명목으로 자신이 실소유한 B사로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씨 등이 PF 사업에 사용돼야 할 돈을 빼돌려 사익을 취하려 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밖에도 김씨는 자신이 PF대출을 주선한 사업의 시행사 측이 전환사채(CB)를 발행한다는 미공개 정보를 입수한 후 이를 매입해 수백억 원의 차익을 벌어들인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구속된 김씨 등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할 방침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김씨가 여러 시행사에 사적으로 고금리 금전 대여를 해준 정황 등을 파악해 올해 1월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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