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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에게 맡겼던 4,700억 창업 지원 '팁스', 공직 유관 단체가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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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양이에게 맡겼던 4,700억 창업 지원 '팁스', 공직 유관 단체가 운영한다

입력
2024.11.28 09:03
수정
2024.11.2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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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진 민간단체 '엔젤투자협회'가 운영
정부·국회 감시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중기부, TF 만들어 운영 시스템 개편 작업
"팁스 규모 커져...관리 감독 필요" 공감대
없던 공모 절차 만들어 운영기관 선정하고
선정된 운영기관을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
공직 유관단체 되면 '공직자윤리법' 적용돼

팁스 로고.

팁스 로고.


정부가 4,700억 원 예산을 들여 운영하는 대표적 창업 지원 사업인 '팁스(TIPS)' 운영을 공직 유관단체에 맡기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엔젤투자협회 등 민간단체에서 운영한 것과 관련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라는 지적과 함께 정부나 국회의 감시가 어렵다는 비판(본보 7월 25일 자 보도)이 잇따르자 등장한 대안이다.


팁스 운영, 공직자윤리법 적용되는 '공직 유관단체'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팁스타운 전경. 팁스타운 제공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팁스타운 전경. 팁스타운 제공


28일 허성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는 앞으로 팁스 운영기관을 '공모 절차'를 통해 뽑고 선정된 운영기관을 대상으로는 요건을 검토해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공직 유관단체는 정부의 재정지원 등으로 공공성을 지녔다고 판단된 기관이나 단체로, 공직자윤리법이 적용돼 공무집행 수준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는 한 해 4,700억 원에 달하는 팁스 예산을 민간단체인 한국엔젤투자협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팁스 사업 초반에는 예산이 지금처럼 크지 않았고 극초기 스타트업 투자 노하우를 가진 조직이 거의 없었다. 이에 당시 엔젤투자협회가 적극 나서면서 별다른 공모 절차 없이 운영기관으로 활동하게 됐다.

팁스 운영기관은 정부에 팁스 예산을 지원받을 창업기업을 추천할 '운영사'를 선정하고 관련 절차를 관리하는 역할을 맡는다. 예산 배정의 핵심은 팁스 운영사인데 이들 운영사 선정을 엔젤투자협회가 도맡고 있는 구조다. 정부 자금의 지원 여부가 사실상 민간단체에 달려 있는 것이다.


중기부 TF "팁스, 이젠 국가 시스템 관리받아야"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TIPS Next &(팁스 넥스트 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7일 서울 강남구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TIPS Next &(팁스 넥스트 앤)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중기부 제공


이를 두고 국회에서는 "수천억 원의 정부 예산을 민간단체에서 집행 여부를 정하고 있는데 정부가 협회를 감독할 규정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팁스 평가 보고서를 통해 "엔젤투자협회 내부 관리감독 체계도 부실하다"고 분석했다. 허성무 의원은 "엔젤투자협회를 유관단체로 바꿔 민간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되 관리 운영은 공공성을 담보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중기부는 이후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팁스 운영 체제 개편 작업에 나섰다. TF에는 중기부, 대학 교수, 벤처캐피털, 액셀러레이터 등이 참여했다. TF에서는 "팁스로 창업 성과가 나오고 예산 규모가 커지면서 이제는 국가 시스템의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하는 시점에 이르렀다"는 점에 공감대를 이뤘다. 중기부는 TF 결론을 바탕으로 공모 절차를 통해 팁스 운영기관을 선정하고 선정된 운영기관을 '공직 유관단체'로 지정해, 정부와 국회의 감시가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중기부는 12월 말에서 2025년 1월 초 사이에 팁스 운영기관 공모를 시작해 2월에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해당 공모에는 현재 운영기관인 엔젤투자협회은 물론이고, 초기 스타트업 투자와 관련한 노하우가 있는 기관이나 단체라면 어디든 도전할 수 있다.

허 의원은 "팁스가 성공하기 위해선 운영기관 등 거버넌스 정비가 필수"라며 "내년부터 새로운 방식으로 운영기관을 선정하겠다고 중기부가 약속한 만큼 거버넌스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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