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근원 PCE 상승률 2.8%로 반등
트럼프 2기 집권하는 내년 불확실성 커
이창용 "미 금리 예상보다 천천히 내릴 수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가 반등했다. 시장 예상에 부합하면서 연준의 12월 금리인하 전망도 유지됐는데, 내년 물가와 통화정책 불확실성은 한층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10월 PCE 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2.3%,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단기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료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1년 전보다 2.8%, 한 달 전보다 0.3% 올랐다. 앞서 제시된 전문가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지난 15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텍사스주 댈러스 행사에서 예상한 수치와도 정확하게 부합한다.
PCE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주로 참고하는 지표다.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소비자가 직접 지출한 비용만 포함해 계산하지만, PCE는 회사나 정부가 대신 지출한 간접 비용까지 집계한다. 항목별 가중치를 조정하는 방식도 PCE가 더 정교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근원 PCE는 실제 물가와 가장 유사한 결과를 내놓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은 내달 18일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정책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할 것이란 베팅을 늘렸다. 폭이 크지 않더라도 금리인하 기조 자체는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스몰 컷(정책금리 0.25%포인트 인하)’ 확률을 68.2%로 전일 대비 9%포인트가량 끌어올렸다. 동결 전망은 31.8%로 그만큼 낮아졌다.
내달 금리 결정 회의가 없는 한국은행으로선 미국보다 앞서 금리를 내리는 부담을 일부 덜게 됐다. 연준이 12월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면 현재 1.75%포인트인 한미 금리 차가 다시 1.5%포인트로 좁혀지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내년 재집권이 확정된 이후 달러당 원화값이 1,400원을 넘나들자 국내에선 미국과 정책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끊이지 않았다.
문제는 2025년이다. 이번 PCE 상승률은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전월(2.1%) 대비 분명하게 뛰어오르며 물가 둔화세가 멈출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상기시켰다. 근원 PCE 상승률도 7~9월 3개월 연속 2.7%에 머물다가 지난달 다시 높아졌다. 이런 추세가 내년까지 이어지고, 대규모 관세 부과와 감세 등 트럼프 공약이 현실화하면 연준의 금리인하 계획은 지금보다 후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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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도 미국 경제와 연준 결정을 주시 중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높은 성장률 때문에 미국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천천히 낮아질 수 있고, 트럼프 새 행정부 정책도 물가 상승률을 올리는 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게 기본 인식”이라며 “6개월 전 생각했던 속도로 미국 금리가 빨리 떨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통화정책을 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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