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홈플러스 강서점 가보니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재단장
대방어 해체쇼, 요리 추천 등
볼거리?먹을거리 등 체험 강화
식품 특화로 이커머스 공세 대응
이 부위는 기름기가 많아서 기름장 찍고 고추냉이만 살짝 올려 드시는 게 가장 맛있습니다
하얀 위생모를 쓴 직원이 붉은 참치를 부위별로 썰어내며 이렇게 말했다. 언뜻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나 참치 전문점을 떠올리지만 사실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 내 수산 코너의 모습이다. '싱싱회관 라이브' 간판이 달린 이곳은 횟집을 방불케 했다. 수족관은 신선한 활어로 가득했다. 고객이 횟감을 고르면 오전 10시~오후 1시, 오후 4, 5시 두 차례 즉석에서 요리사가 회를 떠주거나 초밥을 만들어주는 서비스도 운영되고 있었다. 특정 시간대에는 참치∙대방어 해체쇼도 진행된다. 김준 수산팀장은 28일 “참치 타다키, 연어 아보카도 샐러드 등 전문 식당에서나 만날 수 있는 요리도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홈플러스 메가 푸드 마켓 라이브는 기존 메가 푸드 마켓 강서점이 새 단장한 점포다. 메가 푸드 마켓은 축산∙수산 등 신선식품이나 즉석조리(델리) 등을 강화한 콘셉트의 식품 전문 매장이다. 앞서 2022년 2월 첫선을 보인 이후 강서점을 비롯한 점포 33곳이 메가 푸드 마켓으로 리뉴얼됐다. 홈플러스는 이 중 본점인 강서점에 현장에서 고객이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 있는 라이브 요소를 접목, 매장을 업그레이드했다. 유혜경 리테일경험본부장은 “오프라인 유통은 다 죽었다고 하지만 주말 점심 먹고 오후 2시쯤 무료할 때 마트 생각이 나지 않느냐”며 “지글지글, 복작복작, 팔딱팔딱 등 오프라인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제공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했다.
이날 매장 시식 코너 ‘오늘의 요리 라이브’에서는 직원들이 직접 요리 과정을 보여주고 있었다. 메뉴는 넷플릭스 '흑백요리사'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쌈장 크림 파스타. "크림소스 한 병을 넣고 쌈장 네 큰 술 넣으세요", "면은 7, 8분 삶으세요" 등 전(全) 과정을 직원이 차근차근 설명했다. 요리에 쓰인 식재료는 조리대 양옆에 진열됐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고객의 메뉴 선택 고민을 줄여주자는 취지"라고 했다. 또 쇼핑몰에서 여가를 즐기는 '몰링(malling)' 요소도 강화했다. 매장 1층 메인 출입구에는 시즌과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팝업 스토어(임시매장)를 운영할 계획이다. 3층에는 고객 유입을 이끄는 앵커 테넌트(핵심 임차인)로 꼽히는 다이소 매장이 강서구 최대 규모로 들어선다.
홈플러스가 오프라인 매장 경쟁력 강화에 공들이는 이유는 쿠팡 같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체의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홈플러스가 올해 경영 적자 등을 이유로 문을 닫은 점포만 네 곳에 달할 정도로 온라인 장보기가 일상화하고 있다. 이에 아직 오프라인 매장이 온라인에 비해 확실한 경쟁력을 가진 신선식품 분야를 강화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 롯데마트∙슈퍼 또한 기존 점포를 신선식품 특화 점포 '그랑그로서리(Grand Grocery)'로 전환하고 있다. 이마트 또한 8월 경기 용인시 죽전점을 리뉴얼한 '스타필드 마켓 죽전'에서 공산품 비중을 줄이고 신선식품과 도시락∙샌드위치 등 델리 상품의 비중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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