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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자 이윤기는 군위의 자랑"... 문학비 이어 신화길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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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학자 이윤기는 군위의 자랑"... 문학비 이어 신화길 추진

입력
2024.11.30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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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호 군위문인협회 회장 인터뷰
6월 문학비 건립, 향후 벽화길 조성
"공항 개항 후 세계적 축제 가능"


이전호 대구 군위군 군위문인협회 회장이 이윤기문학비 앞에서 문학비를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광원 기자

이전호 대구 군위군 군위문인협회 회장이 이윤기문학비 앞에서 문학비를 세우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광원 기자


"군위는 삼국유사의 고장이자 이윤기의 고장입니다."

이전호(69) 군위문인협회 회장에게 2024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다. 10년 넘게 미룬 숙제를 올 6월에 해냈다. 신화학자로 활동했던 이윤기(1947-2010) 선생의 고향인 대구 군위군 두북리에 세운 문학비가 그것이다. 이윤기는 '장미의 이름'을 옮긴 번역가이자 소설가였으며, 신화학 관련 저작들 중 최고의 작품으로 손꼽히는 '이윤기의 그리스로마 신화' 시리즈를 남겼다. 이 회장은 "삼국유사의 고장인 군위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신화학자가 태어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면서 "이윤기를 통해 삼국유사의 고장 군위를 더욱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이윤기 기념사업은 2010년 10월 군위문인협회가 출범할 때부터 1순위로 꼽히던 숙원이었다. 회원 중에 선생의 고향인 두북리 마을에서 어린 시절을 함께 보낸 이가 있어 그의 존재를 알게 됐다. 회원 모두 군위와 이윤기를 연결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는데 공감했다. 선생도 생전 고향을 각별하게 여긴다는 고백을 여러 지면과 책에서 밝혔다. 그때 나온 여러 아이디어 중의 하나가 문학비였다. 하지만 어떻게 실행할지 막막했다. 하릴없이 세월만 흘렀다. 지자체도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물꼬가 트인 것은 2022년. 김진열 군위군수가 이윤기를 기리는 사업에 두 팔을 걷고 나서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군위문인협회에서 발간하는 문예지에 이윤기 특집을 진행하는 등 시민들에게 이윤기가 군위 출신이라는 것을 알리는 작업을 진행했다. 이윤기를 주제로 한 시화전을 열고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이윤기문학비추진위원회도 결성했다. 그렇게 꼬박 1년을 반을 준비해 드디어 이윤기문학비와 명예 도로 사업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이제 겨우 첫걸음을 뗀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이 생각하는 다음 사업은 '이윤기 신화 길'이다. 고향에 문학비를 세운 만큼 군위 중심가에 세계의 신화와 삼국유사 속 신화를 테마로 벽화를 그려 '신화 거리'를 만들자는 제안이다.

"작은 신화 도서관을 만들고 그 도서관을 중심으로 벽화길을 조성하면 충분히 명소가 될 것입니다. '김광석 길'과 달리 삼국유사,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을 다루는 만큼 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하거나 가족 단위로 둘러보기 좋은 곳으로 자리 잡으리라 확신합니다."

그는 "이윤기 선생의 저작을 비롯해 학습 만화 등으로 그리스 로마 신화가 워낙 붐을 탄 까닭에 학생들이 오히려 부모님들에게 신화 해설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신화는 흥행 저변이 확실한 분야"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에 따르면 우리는 지금도 신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이윤기 선생이 어린 시절 유리 태자를 테마로 한 연극을 보며 눈물을 흘렸듯 신화 속의 등장 인물들에게 끊임없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오늘이 어제 같고, 흘린 땀이 성과 없이 휘발해버리기 일쑤인 일상에서 시시포스의 신화로 위로를 얻잖아요. 여기에 더해 손흥민, 오타니, 임영웅 등 현재형 신화도 끊임없이 생성되고 있습니다. 신화는 신화의 시대 이상으로 우리 삶 가까이에서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이 회장은 대구경북통합신공항도 염두에 두고 있다. 그는 "그리스 로마 신화는 세계인이 공감하는 소재인 만큼 경주 같은 문화도시와 연계하면 신화 거리가 세계인이 한 번쯤 방문해보고 싶은 관광 명소가 될 것"이라면서 "이를 바탕으로 신화를 테마로 한 세계적인 축제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했다.

김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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