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적설량 기상관측 이래 세 번째 많은 눈
수도권과 중부지방 등에서 지붕과 축사 붕괴
27, 28일 이틀간 이어진 폭설로 서울과 경기지역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고, 나무가 부러져 도로가 통제되는 등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특히 이번 눈은 습기를 머금고 있는 습설(젖은 눈)로 일반 눈보다 3배가량 무거워 피해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서울의 적설량 기준인 종로구 기상관측소에서 측정한 적설은 28.6㎝를 기록, 1907년 10월 1일 근대적 기상관측을 시작한 이래 세 번째로 많은 양이 내렸다.
이처럼 많은 눈이 내리면서 이날 오전 서울 남산 남측순환로의 나무가 부러져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 또 와룡공원로과 북악산길, 인왕산길, 삼청터널, 서달로, 흑석로 등 6곳에서도 도로변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의 이유로 도로의 통행이 통제됐다. 서울시는 출퇴근길 혼잡 예방을 위해 지하철·버스 대중교통도 증회 및 연장 운행한다.
서울과 경기, 충청권 학교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교육부 등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 휴교 또는 등하교 시간을 조정한 서울 내 학교는 45곳(휴교 3곳, 시간 조정 42곳), 경기도 내 학교는 1,660곳(휴교 1,285곳)에 이른다. 충북에서도 1곳이 휴교했으며, 초등학교 9곳, 중학교 21곳, 고등학교 7곳이 등하교 시간을 조정했다.
전날에 이어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날 오전 9시 1분쯤 강원 횡성군 서원면 창촌리 한 목장에서 높이 10m, 길이 45m 비닐하우스 축사 지붕이 일부 무너져 내려 A(76)씨가 깔려 숨졌다. 또 오전 5시쯤 경기 용인시 백암면의 한 주택 앞에서 60대 남성이 눈을 치우다가 쓰러진 나무에 깔려 숨졌다. 안성시 서운면의 자동차부품 제조공장에서는 눈 쌓인 캐노피가 붕괴해 이 밑을 지나던 70대 직원 1명이 사망했다.
습설로 인한 지붕 붕괴 등의 피해도 잇따랐다. 이날 낮 12시 5분쯤 안양시 동안구 농수산물시장의 지붕이 붕괴하는 사고로 1명이 다쳤으며, 안산시 단원구의 금속 가공공장에서는 천막으로 된 가설 건축물이 무너져 제설작업을 하던 1명이 부상했다. 안성시 미양면 택배 물류센터의 가건물이 붕괴해 6명이 다쳤고, 오산시 원동의 모텔에서는 주차장 구조물이 무너져 행인 1명이 머리를 다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수원시 장안구 SKC 공장 내 인테리어 필름 보관 창고가 쌓인 눈 때문에 무너져 내렸다. 정전 사고도 이어져 화성시 봉담읍 내리, 서신면 홍범리 일대가 각각 정전됐고,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의 아파트 2곳에서도 정전이 발생해 1천200여 가구가 불편을 겪었다.
인천에서도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한 셀프주차장과 컨테이너 지붕이 잇따라 무너져 내리는 등 나무 전도가 79건, 구조물 낙하 19건 등 135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수도권 등에 폭설이 내리면서 김해공항에서 수도권을 잇는 항공편 결항이 이틀째 이어졌다. 김해공항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결항된 항공기는 출발 10편, 도착 8편 등 모두 18편이다.
이날 오후 들어 눈은 그쳤지만 주말(29, 30일)까지는 눈과 비가 예보돼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강설은 대부분 지나가 추후 적설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쌓이거나 녹은 눈이 얼면 교통사고나 보행자 사고를 유발하기 때문에 앞으로 내릴 눈·비의 양이 적더라도 조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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