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증거 인멸 염려" 영장 발부
전직 남양유업 연구소장도 구속
수백억 원대 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남천규 부장판사는 28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횡령 등 혐의를 받고 있는 홍 전 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남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배임수재 혐의를 받고 있는 전직 남양유업연구소장 박모씨 영장 역시 증거 인멸 우려를 이유로 발부됐다.
홍 전 회장은 유령업체를 통해 '통행세'를 거두거나, 하청업체에 사업 수주를 대가로 뒷돈을 받는 등 회장 지위를 이용해 개인적인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회삿돈으로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한 의혹 등도 있다. 홍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수재 액수는 200억 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2021년 '불가리스 사태'를 사실상 홍 전 회장이 주도한 것으로 판단,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및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구속영장 청구서에 적시했다. 불가리스 사태는 남양유업 유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는 것처럼 연구 결과를 허위 홍보해 논란이 일었던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이광범 전 대표 등만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지만, 최근 수사 과정에서 "홍 전 회장이 한강에 휴대폰 여러 대를 던지라고 지시했다"는 등의 진술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남양유업 연구소장을 지낸 박씨가 차명 법인을 만들어 수십억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포착, 홍 전 회장과 함께 영장을 청구했다.
홍 전 회장 등에 대한 수사는 경영권이 바뀐 남양유업 측이 8월 홍 전 회장 등을 횡령 등 혐의로 고소하면서 본격화했다. 남양유업이 고소장에 적시한 홍 전 회장의 횡령 및 배임수재 액수는 약 201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홍 전 회장을 상대로 여죄를 수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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