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8주 앞두고 북러 밀착 과시
추가 군사 협력 가능성 시사하는 발언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을 방문한 안드레이 벨로우소프 러시아 국방장관을 만나 "북한 군대와 인민은 러시아의 정책을 변함없이 지지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내년 1월 취임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직접 대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러시아와 밀착을 노골적으로 과시하며 몸값을 키우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1일 북한 노동신문에 따르면 벨로우소프 장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양일간 방북 일정을 소화한 뒤 30일 귀국길에 올랐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을 인솔해 평양에 도착한 벨로우소프 장관은 29일 노광철 국방상과 '북러 국방장관회담'을 갖고 김 위원장을 예방했다. 이번 일정은 북한 국방성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김 위원장은 벨로우소프 장관을 면담하며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방북이 "양국의 방위력 강화와 안전 보장에 크게 이바지하고, 두 나라 군대들 사이의 호상협조, 관계발전을 추동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문은 "담화에서 급변하는 지역 및 국제 안보 환경에 대처해 양국의 주권과 안전이익, 국제 정의를 수호하는 문제들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이 진행됐으며 만족한 견해일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병력 파병과 무기 지원 등 양국의 군사협력이 추가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은 미국의 승인 아래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한 직후 방북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21일 신형 중거리 미사일(IRBM) '오레시니크'를 시험발사했고, 핵무기 사용 조건을 완화한 핵교리를 승인하는 등 핵전쟁 확전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김 위원장은 면담에서 미국의 장거리 타격 무기 승인을 "분쟁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개입"이라 비판한 반면, 러시아의 대응 타격에 대해선 "정당방위권 행사이자 시기적절하고 효과적인 조치"라 옹호했다.
러시아 군사대표단의 방북은 북한과 러시아가 트럼프 취임을 약 8주 정도 앞두고 빠르게 전환될 협상 국면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란 점에서도 이목을 끌었다. 트럼프는 선거 운동 기간 중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24시간 안에 끝내겠다"며 단언해왔다. 또 최근 트럼프 2기 정권 인수팀이 김 위원장과의 직접 대화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종전협정에 나설 러시아로서도, 핵 능력을 지렛대 삼아 제재 완화를 노리는 북한으로서도 북러 군사 협력을 활용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판단했을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러, 북미 간 양자 대화 등으로 '북러 동맹 흔들기'에 나서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북러 간) 공조 강화의 필요성을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