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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고통 ‘눈감지 않아’… 태국 산골 학교·화장실 지어준 한국 봉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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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고통 ‘눈감지 않아’… 태국 산골 학교·화장실 지어준 한국 봉사자들

입력
2024.12.02 15:55
수정
2024.12.02 17: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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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라이온스, 학교 짓고 화장실 마련
"더 나은 학습 환경 되길" 3년째 후원
태국 주정부, 아리랑초교 교명변경 화답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2020-2021 회기 양주환 총재(뒷줄 왼쪽 네번째)와 회원들이 27일 태국 아리랑 초등학교에서 연 화장실 준공 기념식 직후 학생 및 학교 관계자들에게 각종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제공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2020-2021 회기 양주환 총재(뒷줄 왼쪽 네번째)와 회원들이 27일 태국 아리랑 초등학교에서 연 화장실 준공 기념식 직후 학생 및 학교 관계자들에게 각종 기념품을 전달하고 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제공

“눈감고 외면하기엔 아이들 사연이 애절했어요.”

2일 세계적인 봉사단체인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강남)의 양주환(67) 전 총재(2020-2021년 재임)는 2020년 태국의 한 오지마을 초등학교를 돕기로 결심이 섰던 때를 이렇게 떠올렸다. 태국에 사는 지인이 건넨 사진 속 아이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것 같은 허름한 건물에서 공부하고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양 총재와 354-D지구 소속 클럽 회원 40명은 지난달 27일 태국 깐짜나부리 한 산간마을에 자리한 아리랑 초등학교를 찾았다. 이 학교 학생들을 위해 5,000만 원을 모아 만들어준 남녀 화장실과 세면장 준공기념행사를 위해서다. 신발 500켤레와 방역물품, 간식 등도 건넸다. 어린 학생들은 교문 입구까지 나와 연신 “안녕하세요”를 외치며 10시간 이상 걸려 이곳을 찾아온 이들의 방문을 반겼다. 학교도 학교 스피커를 통해 민요 ‘아리랑’을 틀어주며 환영했다. 상클라부리 쏨뽕(53) 군수도 나와 두 손을 모아 인사를 건넸다.

양 총재와 회원들은 국경을 초월해 3년째 나눔을 이어오고 있다. 2020년 12월 깐짜나부리 주정부와 업무협약(MOU)을 맺은 뒤 이듬해 11월 40년 지난 기존 건물을 허물고 현대식 건물을 지어줬다. 당시 십시일반으로 7억 원을 모아 건축비로 댔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화장실 준공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 깐짜나부리 아리랑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제공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회원들이 지난달 27일 화장실 준공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태국 깐짜나부리 아리랑초등학교를 찾아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라이온스협회 354-D지구 제공

덕분에 비가 새고 벽에 금이 가 있던 교실과 창고는 말끔한 11개 교실과 강당, 컴퓨터실, 음악실 등으로 재탄생했다. 통학이 어려운 어린이들이 밤에 누울 수 있는 기숙사도 마련했다. 지난해에도 학교를 찾아 3,000만 원 상당의 컴퓨터와 학용품 등을 전달했다. 깐짜나부리 주정부는 교명을 반후야이콥 스쿨에서 아리랑초교로 바꾸며 화답했다.

양 총재는 이날 학교 관계자에게 “학교 건물의 절반을 새로 지은데 이어 공간이 부족해 아이들이 불편해했던 화장실, 샤워장 등까지 새로 만들어주게 돼 마음 한켠의 무거운 짐을 덜었다”며 “앞으로도 후원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3년 연속 이 학교를 찾은 백운기(50) 회원은 “잘 커가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더 많이 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고 말했다. 벤자 밧(60) 교장은 “대한민국 라이온스 회원들 덕분에 아이들이 더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 전했다.

태국과 미얀마 국경 지대에 있는 이 학교는 방콕 시내에서 차로 7시간 이상 가야 닿을 수 있을 만큼 산속 깊숙한 곳에 있다. 재학생 400여명 중 110여명은 걸어서 30㎞를 가야 할 만큼 집이 멀어 부모와 떨어져 기숙사에서 산다. 대부분 벌이가 많지 않은 산골마을 소수민족 자녀들이라 생활도 어렵다.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강남)가 7억 원의 기금을 모아 2022년 지어준 태국 깐짜나부리의 아리랑초등학교 건물 입구에 라이온스 클럽의 상징인 ‘라이온스 사자상’이 설치돼 있다. 354-D지구 제공

국제라이온스협회 354-D지구(서울 강남)가 7억 원의 기금을 모아 2022년 지어준 태국 깐짜나부리의 아리랑초등학교 건물 입구에 라이온스 클럽의 상징인 ‘라이온스 사자상’이 설치돼 있다. 354-D지구 제공


이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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