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영어 발음 교정·실시간 첨삭... AI교과서가 연 개인별 맞춤수업 가능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영어 발음 교정·실시간 첨삭... AI교과서가 연 개인별 맞춤수업 가능성

입력
2024.12.02 18:20
수정
2024.12.02 18:28
10면
0 0

[교육부, 영어 AI교과서 실물 첫 시연]
수업 중 발음 교정·첨삭·맞춤형 문제
출제·채점·평가도... 교사 업무 덜어
토론 수업·소음 발생 등 우려도 나와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학생용과 교사용으로 구분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실물 시연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종=뉴시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학생용과 교사용으로 구분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실물 시연이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세종=뉴시스

# 중학교 1학년 A군은 학교 영어 수업 중 ‘개인 교사’가 따로 있다. 이 교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수업에서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바로 검색해서 찾아주고 예문도 알려준다. A군의 글쓰기와 발음도 실시간으로 교정해준다. 수업 후에는 A군이 부족한 영역에 맞는 맞춤형 문제도 제공한다. 문제를 풀면 실시간으로 채점해주고 학습 전략도 짜준다.

개인별 학습 관리 가능... 교사 업무도 줄어

내년 3월부터 초중고교 영어와 수학, 정보 과목에 AI교과서가 도입되면 A군처럼 학교에서도 개인 맞춤형 학습이 가능해진다. 학교에서 학생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해 수준별 수업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하지만 AI교과서 사용으로 수업 집중력이 떨어지고, 학습 보조 도구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검정을 통과한 영어 AI교과서 실물 2종 시연 행사를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진행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서책형 교과서는 학생 개인이 혼자 학습하는 형태였다면 AI교과서는 학교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 학생과 학생 간 서로 상호 작용하며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날 시연된 AI교과서를 보면 개인별 영어 수준에 따른 학습 관리가 단계별로 이뤄진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을 반영한 AI교과서는 교사가 수업에 맞춰 개별 단원 등을 재구성할 수 있다. 수업이 시작되면 교사가 학생들의 AI교과서 화면을 제어하고, 공통 수업을 진행한다. 교사가 각 단원의 개념을 설명한 뒤 학생들은 AI교과서가 내는 형성 평가를 응시한다. 평가와 동시에 채점이 이뤄지고 학생 개인별 성취도가 분석된다. 이에 따라 교사는 실시간으로 개별 학생에게 피드백을 주고 부족한 영역을 학습하도록 할 수 있다. 교과서 발행사 측은 “학생 수준에 맞는 학습을 할 수 있고, 퀴즈나 영상 콘텐츠 등이 풍부해 학생들의 흥미와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AI교과서 활용으로 문제 출제, 채점, 평가 등 교사 업무도 줄어든다. AI교과서는 학생 수준에 맞는 문제를 제공하고, 실시간으로 채점이 가능하다. 학습 수준 평가도 세부적으로 이뤄진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는 교사들이 학생 진단 평가를 하려면 문항을 직접 만들어서 나눠주고 채점도 하고, 그다음에 교사가 직접 분석도 해야 한다”며 “AI교과서를 도입하면 이 과정이 크게 줄어들어 교사 업무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교사들이 학생들의 수준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수업 중 소음 발생...활용도 편차도 우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학생용과 교사용으로 구분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실물을 출판사 관계자가 출입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2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학생용과 교사용으로 구분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실물을 출판사 관계자가 출입기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다만 여러 학생이 한 공간에 있는 교실 여건상 개인별 맞춤 학습 진행에 애로가 없지 않다. 영어 말하기 학습을 하려면 수업 도중 직접 녹음을 해야 하고, 이를 교정받고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올해 시범학교에서 AI교과서를 활용해보니 디지털 기기의 소음 차단 기능을 쓰면 개별 녹음이나 청취에 문제가 없었다”며 “수업 중 이어폰이나 헤드셋 등 추가 장비가 필요하다고 학교가 자율적으로 판단하면 이를 지원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발표나 토론 등에선 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된다. 서울의 초등학교 교사 이모(43)씨는 "사교육업체에서 제공하는 디지털 학습지와 크게 다른 점을 찾기 어렵다"며 "초등학교에서는 문제풀이보다 발표 수업이 많아 (AI교과서가) 숙제나 과제 위주로 사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발행사 측은 “AI교과서는 학생들을 수준별, 유형별로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오히려 소그룹을 만드는 데 유용해 비슷한 수준의 학생들이 토론이나 주제 발표를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반박했다.

교사에 따라 AI교과서 활용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서울의 중학교 교사 김모(45)씨는 “학생 30명을 한 번에 통제하고, 실시간으로 피드백을 주려면 교사가 능숙하게 기기를 다룰 수 있어야 한다”며 “40여 분 남짓한 수업에서 개인별 맞춤 학습이 얼마나 가능한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AI교과서는 내년 3월 초·중·고 4개 학년 영어, 수학, 정보 과목에 우선 도입된다. 교육부는 AI교과서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약 15만 명의 교원 대상 AI 교과서 연수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AI교과서 선도학교로 지정된 1,000여 곳의 우수사례도 취합해 학교에 배포할 계획이다.

세종=강지원 기자 stylo@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