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나우라테크놀로지그룹 등 140개 기업 대상
반도체 생산장비 24개, 소프트웨어 3종도 제한
미국이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중국 수출을 통제했다. 중국이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데 필요한 핵심 부품 공급을 막기로 한 것이다. 중국의 첨단 AI 기술 개발을 늦춰 군 현대화 등을 저지하려는 선제적 조치라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이 생산하는 한국산 HBM 수출에도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조 바이든 대통령 임기 내 마지막 대중 반도체 규제안으로, 중국 나우라테크놀로지그룹 등 140개 기업이 통제 대상에 올랐고, 반도체 생산장비 24개, 소프트웨어 3종 등도 수출 제한 대상에 포함됐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은 "이번 조치는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첨단 기술을 토착화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저해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상무부는 HBM의 성능 단위인 '메모리 대역폭 밀도'가 평방밀리미터당 초당 2기가바이트(GB)보다 높은 제품을 통제하기로 했다. 현재 생산되는 모든 HBM 스택이 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이번 수출통제를 준수하도록 한 것이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미국 엔비디아가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AMD와 인텔 등이 뒤를 잇고 있다. AI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HBM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이 공급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조치에는 (구형으로 분류되는) 2세대인 HBM2 이상 제품부터 포함될 것”이라며 “특히 삼성전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HBM 매출의 약 30%를 중국에서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적대국들이 규제를 회피할 새로운 방법을 모색함에 따라, 우리는 동맹국과 파트너들과 계속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국제 경제 무역 질서를 훼손하고 글로벌 공급망을 교란한다"고 반발했다. 린 젠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기자 회견에서 "중국은 자국 기업의 권리와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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