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 방송서
"키, 외모 등 미달 시 '결정사' 가입불가"
사무실서 직원 외모 평가 장면도 노출
방심위 "편견 조장, 심의규정 위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일 특정 외모 및 신체조건 등을 희화화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법정제재를 의결했다. 유튜브 'KBS Entertain' 채널 캡처
특정 외모 및 신체조건 등을 희화화한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로부터 법정 제재인 '주의'를 받았다.
방심위는 2일 오후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관계자 의견 진술을 들은 뒤 이같이 결정했다. KBS가 받은 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 시 감점 사유가 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해당 프로가 적용받은 세부 규정은 신체적 차이, 학력 등을 조롱의 대상으로 취급하는 것을 금지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21조 3항이다.
지난해 7월 2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결혼정보업체 대표가 직원들 외모를 평가하는 장면. 유튜브 'KBS Entertain' 채널 캡처
방심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2일 방영된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 출연한 결혼정보회사 대표는 남성회원의 신규 가입 조건을 소개하면서 "남성의 경우 학력은 고등학교 졸업 미만, 키 167㎝ 이하, 연봉 4,000만 원 이하 중 두 가지 이상 해당하면 소개해 줄 대상자가 적어져 가입이 불가능하다", "키가 크고 학교·직업이 좋아도 탈모가 심하면 가입이 힘들다" 등의 발언을 했고 KBS는 이를 자막으로도 노출했다. 또 회사 직원들의 외모를 평가하면서 살이 찐 사람을 보며 '북쪽 위원장 닮은꼴'로, 탈모가 있는 직원에겐 '머리 밑이 너무 훤하다'고 표현하는 장면도 전파를 탔다.
지난해 7월 2일 방송된 KBS 2TV 예능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 결혼정보업체 대표(화면 속 인물)가 직원들 외모를 평가하는 장면. 유튜브 'KBS Entertain' 채널 캡처
이에 대해 방심위 김정수 위원은 "특정 조건에 해당하지 않는 남성에 대해 열등한 사람인 것처럼 묘사한 부분은 희화화한 게 맞다"고 했다. 강경필 위원도 "표현 과정이 부적절했는데 방송 전 걸러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류희림 위원장도 "심의 규정에도 학력, 신체 차이, 재력 등을 조롱의 대상으로 삼아선 안 된다고 명시돼 있는데 편견을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KBS 측은 "사장님이 잘못한 점을 부하직원의 입을 통해 듣고 반성하자는 게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라며 "앞으로 제작할 때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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