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강아지 귀가 안 들려요! 안 들리는 강아지를 위한 놀이 & 행동 추천

입력
2024.12.04 08:00
0 0

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반려견과 함께 나이 먹어가는 평범한 보호자입니다. 저희가 함께 한지는 15년 정도 되었고, 반려견은 심각하지 않은 잔병들을 잘 이겨내며 비교적 건강하게 나이를 먹고 있습니다. 특히 산책도 잘하고 밥도 잘 먹는 반려견을 보며 사실 ‘노견’이라는 말이 와닿지는 않았어요.

그런데 최근 노화의 행동들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잠을 더 많이 자고, 반응 속도가 느리고요. 이전보다 활기가 떨어지는 속도도 빠릅니다. 가장 크게 노화를 느낄 때는 소리에 반응이 없을 때예요. 예전에는 도어록을 누름과 동시에 문 앞으로 달려 나오던 반려견이, 제가 문을 열고 들어가 방으로 들어가야 알아채고 나오는 것을 보고 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픈 곳이 있다면 병원에 데려갈 텐데 노화의 현상이니 치료법도 없는 것 같고요.

제 바람이 있다면 들리지 않더라도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인데요. 세상 호기심 많던 반려견이 들리지 않아 우울함을 느낄까 걱정됩니다. 노화 혹은 다른 이유로 청력이 떨어진 반려견과 잘 생활하는 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또 갑작스러운 저의 등장이나 행동에 놀라지 않게 배려하는 방법도 알려주시면 좋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반려동물과 반려인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과학에 기반한 인도적인 반려 생활 방법을 쉽게 알려드리는 김민희 트레이너(a.k.a. 무쭈샘)입니다.

반려동물 20세 시대라고는 하지만, 마냥 아기 같던 반려동물이 한 살 두 살 나이가 들어가고 흰 털이 생기거나 활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운 맘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두세 살 때의 모습으로 돌아갈 순 없지만, 반려견의 노화는 생애 주기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받아들이고 이에 따른 신체 변화에 맞춰 치료, 돌봄, 관리가 제공되는 것이 최선의 방법입니다. 오늘은 나이가 든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강아지 귀가 안 들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반려견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오감 감지 능력이 점차 떨어질 뿐 아니라 인지 능력, 신체 기능이 저하되고 잠이 늘거나 면역력이 떨어져 쉽게 질병이나 질환에 걸리게 됩니다. 하지만 슬퍼하기만 할 일이 아닙니다. 70대 노인이 스노보드를 즐기지 않듯, 반려견도 나이가 들면 또 그 나이에 걸맞은 운동이나 활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해야 하죠.

오늘 고민 사연에서는 주된 행동 고민이 청각 소실에 대한 부분이지만, 단순히 청각 소실뿐 아니라 반응 속도가 느리거나 잠을 더 많이 자는 것 또한 노령견에게 대표적인 ‘인지 저하 증후군’이 아닌지 수의사 혹은 행동학 전문의의 진단을 먼저 권장 드리고 싶습니다. 만약 반려견이 초기 인지 저하 증후군인 경우 인지 저하를 늦춰 줄 수 있는 보조약물을 사용하거나 노화를 늦추는 항산화제를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인지 저하가 아니더라도 연 1~2회의 전체 건강검진을 진행하여 신체에 다른 불편함이 없는지 자주 살피고 반려견의 건강 수명을 늘려주는 쪽으로 관리가 필요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강아지 귀가 안 들려요. 우울함을 느끼면 어쩌죠?

반려견의 후각만큼이나 청각은 인간보다 훨씬 발달한 감각입니다. 반려견의 청각 능력이 저하되었을 때, 대부분의 보호자들이 보호자와의 소통 수단이 단절된 것 같아 큰 상실감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트레이너의 시선에서는 조금 다르게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동물들은 신체 능력이 저하되거나 소실되는 그 자체에 대한 슬픔을 느끼지 않으며 다른 감각을 통해 잃은 감각을 보완할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반려견의 경우 청각이 소실되어도 일상생활에서 보호자가 부르는 소리를 못 듣는 것 외에는 큰 불편함이 없으며, 말소리가 아니더라도 만져주는 스킨십이나 시각·후각을 이용해 보호자 혹은 다른 대상들과도 충분히 소통이 가능합니다. 오히려 자동차 소리, 집 밖 소음, 싫어하는 다양한 소리 자극들에 예민하던 반려견이라면 소리로 인해 발생하던 스트레스와 불안이 없어지고 푹 쉴 수 있게 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안 들리는 강아지를 위한 보호자의 행동 추천 - 놀이법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반려견은 뛰어난 후각을 가지고 있고, 나이가 들더라도 노견에게 추천되는 여러 가지 놀이법이 있으므로 신체적 무리가 가지 않는 선에서 즐거움을 얼마든지 찾아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노령견을 위한 놀이법을 함께 알아볼까요?

1. 후각을 이용한 놀이

산책만 여유롭게 잘 시켜주어도 반려견의 후각은 충분히 활동하겠지만, 식욕이 있는 반려견이라면 시중에 나와있는 다양한 쉬운 단계의 노즈워크 장난감들을 이용해 즐거움을 선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방 이곳저곳에 서너 개의 장난감을 설치해 준다면 반려견이 집 안에서도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움직일 수 있고, 더 넓은 범위의 냄새를 맡으며 후각을 사용할 수 있어요.

2. 미각을 이용한 풍부화

음식을 데워주거나, 소화에 문제가 되지 않는 선에서 새로운 음식을 주는 것도 좋습니다. 만약 치아가 건강하고 씹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반려견이라면 무언가를 씹는 행동은 뇌 자극에 도움이 되므로 아주 단단하지 않은 칠면조 힘줄 껌이나 씹을 수 있는 사이즈의 져키, 치아관리용 껌을 이용해 만족감을 줄 수 있습니다. 만약 치아가 없거나 씹는 게 어려운 반려견이라면 실리콘 돌기가 있는 리킹매트를 이용해 습식을 발라주어 혀에 자극을 주는 방법도 좋습니다.

3. 노령견 맞춤 산책

노령견은 관절에 쉽게 무리가 갈 수 있는 만큼, 가급적 평지를 걸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청력이 저하되어 주변의 자전거나 다가오는 자극에 깜짝 놀랄 경우에 대비해 보호자가 주변을 잘 살피어 산책하도록 합니다. 가급적 짧게 자주 나가는 것이 좋으며, 시야 확보와 햇빛을 통한 행복 호르몬의 흡수를 위해서라도 밤보다는 낮 산책을 더 권장 드립니다.

4. 신체 마사지

나이가 들면 근육이나 관절도 잘 움직이지 않고, 혈액순환도 잘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산책 전후로 근육을 풀어주거나 자기 전 혈액순환을 도와주도록 반려견을 피부를 넓게 잡아 가볍게 끌어올리고, 전신을 손가락과 손바닥 전체를 이용하여 부드럽게 마사지해 주세요. 반려견의 건강은 물론 보호자와의 유대감을 유지하는데도 큰 도움이 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안 들리는 강아지를 위한 보호자의 행동 추천 - 일상 행동

귀가 들리지 않는 반려견의 보호자들은 귀가 후 반려견이 보호자의 귀가를 못 알아차리거나 알아차릴 때 깜짝 놀라는 상황을 걱정합니다. 노령견이 잠이 늘고 소리 자극이 없으니 더 통잠을 잘 수 있게 되어 보호자의 귀가에 둔감해진 것도 사실이지만, 보호자의 귀가를 차분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가급적 귀가 후에는 바로 인사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실내조명을 켜거나 돌아다니면서 인기척을 내어 진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보호자의 귀가를 알게 해주세요. 그래도 깨지 않는다면 반려견과 30cm~1m 정도 거리에서 입김을 얼굴 쪽으로 살살 불어넣어 바람을 느껴 잠에서 깰 수 있게 합니다. 노령견의 경우 잠에서 깨더라도 보호자임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조금 걸릴 수 있으니 보호자의 손을 조심히 내밀어 냄새를 맡게 해주거나 눈을 뜨고도 잠시 기다려 인지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보세요.

오늘은 노화에 따라 청력이 저하되는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물론 신체 능력이 떨어지거나 소실되면 불편함을 겪는 것은 필연적으로 겪게 되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동물들은 인간처럼 슬픔에 잠기거나 하기보다 오히려 잘 적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청력 소실에 대한 부분을 너무 마음 쓰기 보다, 오히려 다른 감각이나 신체 건강을 더 신경 쓰고 더 건강하게 놀아줄 방법을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김민희 트레이너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