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선포 후 서울 시내 가보니]
계엄 선포 후 테이블, 거리 등 텅 비어
소상공인 "당장 매출 줄어들까" 우려
직장인 "보유 주식 떨어질까 봐 걱정"
"계엄령 속보 나오고 손님들이 우르르 빠져나갔습니다."
3일 밤 11시 30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에서 포차를 운영하는 김모(54)씨가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있던 손님마저 일찍 귀가하며 장사를 사실상 접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마트폰을 보여주며 "벌써 주변에서 전화가 네 통이나 왔다"며 "가게는 괜찮은지, 장사는 계속 할 수 있는지 주변에서 걱정해주더라"라고 쓴웃음을 지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밤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나라가 일순간에 멈췄다. 저녁 시간 사람들로 붐비던 유흥가는 갑자기 귀갓길에 나선 직장인들로 텅 비었고, 기업들도 긴급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계엄 선포 직후 서울 청량리역과 신림역 일대에서 만난 시민들도 느닷없는 계엄령에 당혹스러워했다. 신림역의 한 술집 아르바이트생 유모(22)씨는 "계엄 선포 직후 15개 테이블 손님 중 5개 테이블이 갑자기 계산을 하고 자리를 떴다"며 "평일 이 시간대에 이 정도까지는 아닌데, 거리가 너무 한산하다"고 전했다.
소상공인들은 당장 매출이 감소할까봐 걱정이 컸다. 청량리역 인근의 60대 노점상은 "TV를 보고 있다가 이게 무슨 소리인지 어리둥절했다"며 "마음이 복잡해 일찍 집에 가려고 하는데, 외출 제한이라도 되면 타격이 클 것 같아 걱정이다"고 토로했다. 24시간 족발집을 운영하는 30대 점주도 "손님들이 내일 출근할 수 있을지 걱정하더라"라며 "가뜩이나 경기도 안 좋은데 타격이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주식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직장인들도 적지 않았다. "주식에 9,000만 원이 들어가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착잡하다"고 한숨을 내쉬기도 했고, "환율이 치솟았는데 주식 애플리케이션(앱)을 켜기가 두렵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기업들도 심야 긴급 공지를 통해 재택근무를 지시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한 외국계 기업은 직원들에게 "12월 3일 23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 선포에 따라 4일은 직원 여러분의 재택을 권고한다"고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직장인 A(31)씨는 "갑자기 계엄령이라니 현실이 아닌 것 같다"며 "팀장이 전원 재택근무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해 집에서 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 이슈태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