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3선 해도 내년 정년 마지막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IOC 위원 임기 연장이 무산됐다. 뉴시스
이기흥(69) 대한체육회장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를 늘리지 못했다. 내년 정년(70세)을 채우는 이 회장은 임기 연장이 불발되면서 체육회장 3선 도전 명분도 약해졌다. 문제는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이 회장의 임기 연장을 전제로 3선 도전을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될 전망이다.
IOC 집행위원회는 내년 3월 그리스에서 열리는 제144차 IOC 총회에 제출할 임기 연장 위원 명단을 확정해 5일(한국시간) 공개했다. IOC 위원의 정년은 1999년 12월 이전에 선출된 경우 80세, 그 이후에 선출되면 70세다. 다만 IOC는 정년을 맞는 위원 중 최대 5명에 한해 임기 4년을 연장해주는 '예외 규정'을 뒀다.
2019년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 자격으로 IOC 위원에 뽑힌 이 회장은 예외 연장 규정을 노렸지만 이번에 IOC가 발표한 임기 연장 후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임기 연장 후보는 총 11명이다. 개인 자격 위원이 9명, 종목별 국제연맹(IF) 대표 자격 위원이 2명이다. IOC 위원은 이 회장과 같은 NOC 자격, IF 자격, 개인 자격 위원으로 나뉜다.
내년에 임기가 끝나는 리히텐슈타인의 노라 공주, 세르미앙 응(싱가포르), 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스페인) 등 10명은 임기 연장 혜택을 받아 8년 더 활동할 수 있게 됐다. 이 회장과 동갑으로 내년 정년에 도달하는 스파이로스 카프랄로스(그리스·1955년생)는 4년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카프랄로스 사례를 바랐던 이 회장은 내년 1월 치러지는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하더라도 IOC가 추가로 임기 연장을 해주지 않을 경우, 2025년 12월 31일까지만 NOC 대표 자격으로 유지했던 IOC 위원 지위를 지킨다.
최근 체육계 부조리 중심에 놓여 정부의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고 있는 이 회장은 '한국인 IOC 위원 지위 유지' 명분을 앞세워 연임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IOC 위원 임기 연장에 실패해 3선 도전길이 험난해졌다. 무엇보다 이 회장의 3선 도전을 승인한 대한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는 평가 지표 중 '국제기구 임원 당선을 위한 노력과 계획 및 가능성'을 포함한 정성 평가 항목에서 이 회장에게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전해졌다. IOC 위원 임기 연장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 회장의 임기가 내년에 끝나면 이제 한국인 IOC 위원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회장 자격의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만 남는다.
한편 내년 3월 IOC 총회에서는 새 위원장을 선출하는 선거가 열린다. 2013년 9월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위원장에 선출됐던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내년 6월을 끝으로 퇴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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