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정치적 격변·불확실성 길어질 듯”
WP “여당, 尹 행동보다 진보 정권 걱정”
미 전문가 “국가보다 정당 선택… 최악”
“탄핵을 피하려는 한국 지도자의 ‘거래’가 더 큰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미국 뉴욕타임스·NYT)
“탄핵 저지는 한국 집권 보수파와 대통령에겐 ‘피로스의 승리’(상처뿐인,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일 뿐이다.”(칼 프리드호프 시카고글로벌어페어즈카운슬 연구원)
미국과 유럽 등 서방 주요 언론들은 7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표결 불발에 대해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장기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절대다수 의원이 표결에 불참한 여당 국민의힘 행태에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NYT는 “야당의 윤 대통령 탄핵 시도가 집권당에 의해 좌절되며 이번 주 짧은 계엄령 발효 뒤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여당의 투표 보이콧 덕에 한국 대통령이 탄핵을 피했다’ 제하 기사에서 “대통령 탄핵 시도 무산이 한국을 뒤흔든 정치적 혼란을 연장할 공산이 크다”고 전망했다.
2017년 초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을 압박했던 ‘촛불 집회’ 국면 재연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한국 대통령이 계엄령 실책 이후 탄핵을 피했다’에서 “표결 불발은 추가적인 정치 혼란을 촉발하고 대중의 대통령 사임 요구를 더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조희경 홍익대 교수는 WP에 “보수 정치인들에게 압력을 가하는 것은 다시 한번 국민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당론에 따라 ‘표결 불참’을 택한 국민의힘을 보는 미 언론의 시각은 곱지 않다. NYT는 “대중의 분노가 윤 대통령을 넘어 당(국민의힘) 전체로 확대될 위험을 수반하는 도박이었다”고 짚었다. WP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대통령을 돕기 위해 단결했다”며 “윤 대통령 행동보다 진보 정권의 복귀를 더 우려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WSJ 역시 “국민의힘이 국가보다 정당을 우선시하는 선택을 한 것은 최악의 결과”라는 프리드호프 연구원의 발언을 소개하며 여당의 표결 불참을 비판했다. 프리드호프 연구원은 이로 인해 윤 대통령이 향후 국제사회에서 더 고립되고, 의심의 눈초리만 더 받게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유럽 주요 언론도 대체로 한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다고 진단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한국 민주주의의 지속성과 취약성을 모두 보여 준 격동의 한 주”였다며 “윤 대통령 탄핵안 무산으로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고조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가디언은 “탄핵안 불발은 5년 단임 임기 중 3년에 조금 못 미치는 윤 대통령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더할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앞서 AP, 로이터, AFP 등 주요 외신들은 한국시간으로 7일 밤 윤 대통령 탄핵안의 국회 표결이 무산되자 일제히 ‘한국 국회, 대통령 탄핵 실패’ 제하 기사를 서둘러 타전했다. 일본 언론들도 한국 국회 상황과 시민들 집회 모습을 실시간 보도하면서 큰 관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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