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6일 경찰뿐 아니라 공수처에도 제안
양측 거절로 각자 수사… 주도권 경쟁 과열
검찰이 12·3 비상계엄 사태 특별수사본부를 꾸린 날 경찰뿐만 아니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도 합동수사를 제안했지만, 공수처가 거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9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6일 공수처 수뇌부에 비상계엄 관련 합동수사본부 구성을 제안했다. 3일 비상계엄 선포 후 검찰과 경찰, 공수처에 윤석열 대통령을 내란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수사해 달라는 고소·고발이 밀려들자 초동 수사 혼선을 방지하기 위해 합동수사를 제안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같은 날 경찰에도 합동 수사를 제안했지만, 경찰도 거절했다.
현직 대통령이라도 수사·기소가 가능한 내란죄는 검찰과 공수처의 수사 개시 대상 범죄가 아니다. 다만 검찰청법과 공수처법상 수사 개시가 가능한 범죄의 '관련 사건'은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고 규정돼 있다. 이에 따라 검찰과 공수처 모두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내란 혐의 직접 수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다.
관련법상 검찰과 공수처의 합동수사로 윤 대통령과 군 관계자를 비롯한 내란 혐의 피의자들을 모두 수사해 재판에 넘길 수 있지만, 공수처는 대검 제안을 거절했다. 대신 오동운 공수처장은 전날 검찰과 경찰 양측에 사건 이첩을 요청했다. '공수처의 범죄 수사와 중복되는 다른 수사기관의 범죄 수사에 대해 공수처장이 수사의 진행 정도 및 공정성 논란 등에 비춰 공수처에서 수사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해 이첩을 요청하는 경우 해당 수사기관은 응해야 한다'는 공수처법 24조에 따른 조치다. 공수처는 "중복수사 우려를 해소하고 수사의 신속성,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경찰과 공수처가 검찰의 합동수사 요청을 거절하면서 비상계엄 수사는 수사기관 3곳이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미 핵심 피의자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 검찰은 긴급체포를, 경찰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경이 공수처의 이첩 요청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이 높지 않아서, 세 기관의 힘겨루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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