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주최 대회 최종 19언더파 준우승
우승은 25언더파 적어낸 셰플러
김주형 "셰플러, 배울 점 많은 선수"
김주형이 세계 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미국)에게 밀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지난 6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에 이어 또 한 번 셰플러를 넘지 못하고 아쉽게 준우승했지만 내년 기대감을 키우는 성적으로 한 해를 마무리한 건 긍정적이다.
김주형은 9일(한국시간) 바하마의 올버니 골프 코스(파72)에서 열린 PGA 투어 이벤트 대회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500만 달러)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네 타를 줄였으나 보기 없이 버디만 9개를 몰아쳐 최종 합계 25언더파 263타를 적어낸 셰플러의 벽을 넘기엔 역부족이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주최하는 이 대회는 PGA 투어 정규 대회가 아니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20명만 출전한다. 대회 성적에 따라 세계 랭킹 포인트도 받는다. 2022년 이 대회에 처음 나가 공동 10위에 올랐던 김주형은 두 번째 출전한 대회에서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려 2025시즌 우승 가능성을 높였다.
이 대회에 출전한 20명은 대부분 내년 1월 3일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PGA 투어 시즌 개막전 더 센트리에도 출격할 예정이다. 내년 개막전에 앞서 김주형은 오는 14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주 티뷰론 골프클럽에서 펼쳐지는 남녀 혼성 팀 대항 이벤트 대회 그랜트 손턴 인비테이셔널에 지노 티띠꾼(태국)과 짝을 이뤄 올해 마지막 실전을 치른다.
김주형은 경기 후 "우승은 못했지만 올해 마무리를 잘해서 만족스럽다"며 "내년에 더 기대를 많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2025시즌 준비를 더 잘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올해 가장 큰 수확으로 새로 고용한 캐디 폴 테소리와의 호흡을 꼽은 그는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함께 잘 해결해 나갔다"며 "이번 대회 때도 1라운드에 잔디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지만 함께 상의해 바로 고쳤다"고 설명했다.
절친한 동료이자, 반드시 넘어야 할 경쟁자인 셰플러를 향해서는 찬사를 보냈다. 김주형은 "셰플러가 대단한 이유는 항상 더 성장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한다는 것"이라며 "올해 8번을 우승했는데도 조금이라도 더 성장할 수 있는 점을 찾는 노력을 한다. 정말 배울 것이 많다"고 말했다.
셰플러는 올해 PGA 투어 7승과 2024 파리올림픽 금메달을 포함해 8승을 거두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아울러 우즈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지난해에 이어 2연패를 이뤘다. 히어로 월드 챌린지에서 2년 연속 정상에 오른 건 우즈(2006·2007),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2021·2022)에 이어 세 번째다.
셰플러는 세계 1위를 굳건히 지키면서도 이번 대회 때 퍼팅 그립에 변화를 줬다. 오른손으로 그립을 감아쥐던 종전 방식과 다르게 오른 손가락을 그립에 얹고 스트로크를 했다. '집게 그립'이라고도 부르는 이 그립은 짧은 거리 퍼팅의 직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셰플러는 "아주 만족스럽다"며 "좋은 샷과 퍼팅이 많이 나왔는데, 우승으로 이어져 기쁘다"고 했다.
1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던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이날 1타를 줄이는 데 그쳐 3위(18언더파 270타)로 마쳤다. 임성재는 1언더파 71타를 쳐 공동 9위(8언더파 280타)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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