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에게 뜨거운 반응 얻은 '오징어 게임'·'지금 우리 학교는'
'강철비' 감독 "한국 영화·드라마, 위기 마주한 상황"
K-콘텐츠가 승승장구하고 있다. K-팝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것에 이어 한국 드라마와 영화도 세계를 무대로 존재감을 발산하는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K-드라마와 영화가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을까.
'강철비'와 '변호인'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양우석 감독은 최근 '대가족' 관련 인터뷰에서 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이 콘텐츠 수출 시장에서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K-게임이나 K-팝은 안정권인 것 같다. 영화와 드라마는 증발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까지 위기가 왔다"고 말했다. 과거 수많은 비디오가게가 사라지면서 영화 산업이 한 차례 '증발'을 겪었다고도 했다.
양 감독의 말이 시선을 모으는 이유는 그간 많은 이들이 K-콘텐츠의 밝은 면에만 집중해 왔기 때문이다. '오징어 게임'은 국내 오리지널 작품 최초로 넷플릭스 1위 자리를 53일간 지켰다.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 역시 정상의 자리를 차지한 바 있다. '오징어 게임' 시즌2는 오는 26일 공개돼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다시 한번 세계인의 관심을 모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양 감독의 의견에 따르면 아직 한국 영상 업계에 안정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관계자가 바라본 K-콘텐츠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 역시 K-콘텐츠의 상황을 그저 낙관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고 전했다. 그는 본지에 "K-팝, K-드라마, K-영화 순으로 자리를 잘 잡았다. K-팝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폭넓게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드라마는 전 세계보다는 동남아시아 쪽에서 관심을 많이 받고 있다. 영화는 아직 소수의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영상 업계의 미래는 상당히 불투명하다. 외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한국 드라마를 안 봐도 얼마든지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 드라마 제작사 업계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다. 한국 영화는 거의 붕괴 지경이다"라고 전했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창작자들이 마주한 어려움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본지에 "많은 제작사들이 자금조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투자자들은 영화, 드라마 시장에 폐쇄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각광받고 있으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채널을 통해 유통돼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OTT 채널이 없다는 게 큰 문제다. 크리에이터, 배우들의 역량이 뛰어난 것에 비해 국내 시장이 매우 협소하다"고 지적했다.
많은 이들이 '오징어 게임'이 선사한 승리의 단맛에 취해 있지만 관계자들이 바라보는 국내 영상 업계의 미래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창작자, 배우의 능력을 안정적으로 꽃피우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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