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파우치 대담' 박장범 신임 사장 취임
야권 이사들 사퇴 촉구...노조 24시간 총파업
10일 취임을 앞둔 박장범 KBS 사장 선임 과정에 대통령실이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언론단체가 고발장을 접수했다. KBS 이사회 야권 이사들은 박 사장의 사퇴를 촉구했고, 노조는 취임 당일 총파업을 예고해 KBS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박장범 내정' 의혹 공수처 고발
전국언론노조 등 90여 개 언론·시민단체로 구성된 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은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 비서실의 성명불상 고위 공직자가 KBS 사장 선임에 개입해 직권남용 혐의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방송법상 KBS 사장 후보자는 KBS 이사회가 선발한다. 하지만 사장 후보자 3명에 대한 이사회의 면접심사 전날인 10월 22일 대통령 비서실 소속 고위 공무원이 후보자 중 한 명이었던 박민 현 사장에게 '사장 교체'를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통령실이 박 후보자를 내정했다는 ‘용산 개입 의혹’이 불거졌다.
야권 이사 사퇴 촉구...노조는 24시간 파업
KBS 이사회 야권 성향 이사 4명(김찬태 류일형 이상요 정재권)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박 사장 사퇴를 촉구했다. 이들은 “‘파우치 대담’의 대가로 (박장범 내정자에게) 사장 자리를 줬다고 의심받는 윤 대통령은 내란 혐의로 피의자 신세가 됐다”며 “이런 상황에서 박 내정자가 취임할 경우 KBS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명약관화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박민 사장 취임 직후 ‘뉴스9’ 앵커에 발탁된 박 사장은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년 특별대담에서 김 여사가 수수한 디올 핸드백을 세간에서 부르는 '명품백'이 아닌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지칭해 사안을 축소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박 사장 사퇴와 공영방송 사수를 내걸고 취임 당일인 10일 0시부터 24시간 동안 총파업을 벌인다. 노조는 같은 날 박 사장 출근저지 투쟁도 예고했다. 파업 참여 규모에 따라 방송 송출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KBS는 이날 입장문을 내 “국가적 비상 상황에서 KBS의 파업은 국민 정서와 배치된다”며 “노조의 불법행위 발생 시 원칙대로 책임 및 손해배상 청구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KBS본부 측은 “국가적 비상상황에서 KBS의 불법계엄, 내란죄 관련 축소보도, 취재 TF 구성 거부 등은 국민 정서와 배치된다”고 맞섰다.
박상현 KBS본부장은 “(박 사장은) ‘파우치’라는 단어를 용산에 헌납하고 사장 자리를 받았고, 사장을 임명한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닌 내란수괴”라며 “박장범을 받아들인다는 건 공영방송 종사자로서 직업윤리를 배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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