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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용 "집회에 젊은 여자 많다, 남자들아 나와라"...비판에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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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구용 "집회에 젊은 여자 많다, 남자들아 나와라"...비판에 사과

입력
2024.12.09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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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박구용 교수 발언에 누리꾼 맹비난
"여성이 남성의 집회 참여 독려용 도구냐"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 8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박구용 전남대 철학과 교수가 지난 8일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발언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전국적으로 열리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교육연수원장을 맡고 있는 박구용 교수가 젊은 남성들의 집회 참여를 독려하며 "(집회 현장에) 젊은 여자들이 많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명백한 성차별 발언"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박구용 전남대 교수는 8일 방송된 팟캐스트 '매불쇼'에 출연해 "현장에 가 보니 20대, 30대 여성분들이 많아서 놀랐다"며 "20대, 30대 남성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정보가 있다. 여자분들이 집회에 많이 나온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하자 박 교수는 "(여성들이 많이 나온다는 게) 얼마나 철학적이냐"며 웃었다. 이날 방송의 실시간 시청자는 30만 명 이상이었으며 9일 기준 해당 발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 조회수는 260만 회를 넘어섰다.

실제로 주말 집회에는 젊은 여성 참가자의 비중이 높았다.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된 각양각색의 K팝그룹 공연용 응원봉이 시위 현장에서 많이 눈에 띈 것도 젊은 여성의 참여가 많았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다만 시위에 참여한 젊은 여성들을 남성들의 시위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용도로 언급함으로써 '여성을 대상화한 것'이란 반발을 불렀다.

해당 영상의 댓글 창에는 "시민으로서 시위에 참여한 젊은 여성들은 2030대 남성들을 위한 유인책이 아니다", "이건 남성 참가자에 대한 모욕이기도 하다. 남성 시민들은 여자를 구경하기 위해 시위에 가지 않는다", "수백만 여자들이 그런 취급을 받으려고 현장에 나간 줄 아느냐? 제발 여성을 동등한 시민과 동료로 보라" 등 날 선 비판이 쏟아졌다.

박구용 교수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한 누리꾼의 댓글. 유튜브 캡처

박구용 교수의 발언에 대해 비판하는 한 누리꾼의 댓글. 유튜브 캡처

자신을 대학생 자녀를 둔 어머니라고 소개한 누리꾼은 "제가 2030일 때 당해야만 했던 여성에 대한 비하와 조롱 수준의 저급한 농담들이 여전히 반복되고 있음에 절망을 느낀다"며 "여자 만나러 집회 나오라는 소리를 농담이랍시고 웃는 당신들이 진보인가"라고 했다.

논란이 일파만파 번지자 박 교수는 해당 영상의 댓글로 사과물을 올렸다. 박 교수는 "2030 남성들이 집회 현장에 보이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깨어 있는 여성들을 쫓아서라도 시위 현장에 나타나길 바란다는 내용의 사르카즘(풍자)을 던진 것이었는데 상처를 드렸다"며 "물의를 빚은 부분에 대한 용서를 구하며 시위를 축제의 장으로 바꿔주신 용기 있는 여성분들께 응원과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박구용 교수가 직접 올린 사과문. 유튜브 캡처

박구용 교수가 직접 올린 사과문. 유튜브 캡처

이 사과문에 대해서도 '성적 대상화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회피한 해명'이라는 지적이 재차 나왔다. 1980년대 학생운동을 했던 50대 여성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사과문에 댓글을 달고 "40년 동안 집회 문화와 시민의식은 이렇게 발전했건만 남성의 여성에 대한 사고방식은 조금도 진보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참담하다"며 "50대 남자 교수는 자신의 발언 속에 담긴 전근대적 사고를 제대로 철학하지도 못하고 겉핥기식 사과를 하고 있다"고 꾸짖었다.

매불쇼 측은 현재 박 교수의 발언 일부를 편집한 상태다.

논란이 이어지자 민주당도 경고에 나섰다. 민주당 중앙당은 이날 오후 김윤덕 사무총장 명의로 17개 시·도당에 '비상시기 선출직 공직자 및 주요 당직자 행동 지침 안내의 건' 공문을 보냈다. 민주당은 공문에 "선출직 공직자와 주요 당직자들은 지역위원회 및 SNS, 유튜브 등 모든 활동에서 언행에 유의하길 바란다"며 "본인의 잘못된 말 한마디, 행동 하나로 정국 상황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박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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