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부 중심으로 의혹 쏟아지며 입지 흔들렸지만,
불법 계엄 후 탄핵 이슈에 묻혀 반사이익 얻을 듯
주요 체육단체장 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12·3 불법 계엄 사태로 정치권이 대통령 탄핵 정국에 돌입하면서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힌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10일 현재 체육회장 선거(2025년 1월 14일)와 축구협회장 선거(2025년 1월 8일)는 각각 35일, 29일만을 남겨두고 있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두 선거는 비단 체육계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초미의 관심사였다. 국민적 관심이 커지면서 국회는 이 회장과 정 회장에 대한 각종 의혹을 쏟아냈고, 정부는 이례적으로 종목협회에 대한 특정감사까지 밀어붙이며 변화를 이끌었다.
그 결과 이 회장은 지난달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공직복무점검단 조사에서 비위 혐의가 대거 드러나면서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사상 초유의 직무정지 통보를 받았다. 정부의 수사의뢰를 받은 수사당국도 같은 달 충북 진천선수촌을 압수수색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다. 그런 와중에 이 회장은 지난 5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임기 연장이 무산되면서 사면초가 신세가 됐다.
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서의 절차적 정당성 문제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정 회장도 부적절한 사면 조치와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 비위가 드러나 문체부에서 해임까지 가능한 '자격정지' 이상의 중징계가 요구된 상태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을 향한 정부와 국회, 여론의 송곳 같은 비판이 이어지면서 그들의 입지가 흔들리자 출사표를 던지는 이들도 속속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체육회장 선거 때는 꾸준히 경쟁자가 있었지만, 축구협회장 선거에서 경선이 치러지게 된 건 정 회장이 첫 당선됐을 때인 2013년 이후 12년 만이다.
문제는 탄핵 정국이 시작되면서 체육단체 선거 이슈가 완전히 묻혔다는 점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을 향해 "연임은 안 된다"고 목청을 높였던 유인촌 문체부 장관도 불법 계엄 사태 후 다른 국무위원들과 함께 사퇴의사를 밝혔다. 이들과 대립각을 세웠던 정부과 국회가 한 번에 사라진 셈이다. 체육계에선 "이 회장과 정 회장이 천운을 타고 났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후보자들이 이 회장과 정 회장에 맞서 단일화하지 않는 한 이변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이달 말 공식후보 등록 전에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선거운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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