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출신 소장, 정회 시간 때 일탈
안규백 "나라가 난리인데…" 질책
김선호 국방차관은 "책임 묻겠다"
12·3 불법계엄 사태의 진상규명을 위해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회의장에서 군 장성 한 명이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는 모습이 방송으로 중계돼 뭇매를 맞았다. 당사자는 계엄 사태와는 직접 관련이 없었지만, 엄중한 시국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10일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 긴급 현안질의 회의를 중계한 국회방송 화면을 보면, 공군 출신 소장 최모 사령관은 이날 오후 7시 40분쯤 회의장 의자에 앉아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하며 5분가량 게임을 즐겼다. 전투복 차림이었던 그는 전투화도 벗은 채 오른쪽 다리를 왼쪽 무릎 위로 올린 뒤 꼬아서 앉은 자세였다.
최 사령관의 일탈은 정회 시간에 이뤄졌다. 주변에 아무도 없었던 터라 무심결에 게임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그러나 회의장 한편에 설치된 중계 카메라가 정회 시간에도 현장을 촬영 중이라는 사실은 알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 사령관은 누군가가 다가와서 생중계 사실을 귀띔한 뒤에야 당황하며 게임을 중단했다.
오후 9시쯤 회의가 다시 시작된 후 장내에 있던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최 사령관의 부적절한 행동을 인지했다. 국회 국방위원장 출신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 사령관에게 "45년 만의 계엄으로 나라가 난리다. 당신 정신이 있는 거냐"라며 강하게 질책했다. 이날 회의가 계엄 사태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열린 만큼 군 고위급 인사의 기강 해이를 용납하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현장에는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육군 주요 지휘관 등 고위 장성 50여 명이 있었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진상을 확인하고 확실히 책임을 묻겠다"고 했다.
다만 최 사령관은 불법계엄 사태와는 관련이 없는 인물로 알려졌다. 최 사령관은 국방정보본부 소속 해외정보부장으로, 공군 내 전력 분야 전문가로 통한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온라인상에선 계엄에 연루되지 않은 최 사령관이 휴식시간에 개인 취미생활을 한 것은 문제 될 게 없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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