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소장자,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
2026 세종시립박물관 완공에 공개될 듯
'한글문화도시' 세종시 정체성 확립에 '힘'
용비어천가와 함께 최고(最古)의 국문시가로 꼽히는 ‘월인천강지곡 권상(月印千江之曲 卷上)’ 원본을 2년 뒤 세종에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월인천강지곡을 소장하고 있는 ㈜미래엔이 기탁처를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세종시로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11일 세종시에 따르면 최민호 시장은 최근 월인천강지곡의 소장자 자격으로 교재 출판 전문기업 미래엔 관계자, 관련 전문가와 만나 월인천강지곡 기탁 및 세계기록유산 등재 방안을 논의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한글문화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세종시의 국보급 유물 확보 노력을 미래엔 측에서 듣고, 월인천강지곡의 세종시 기탁을 추진하고 있다”며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이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 문헌인 만큼, 세종대왕의 묘호를 따 출범한 세종시에 이관되면 의미가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엔과 세종시의 이번 기탁 추진 배경에는 월인천강지곡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있다. 미래엔은 1972년, 진기홍 전 광주체신청장이 보관하던 것을 인수한 뒤 심도 있는 학술연구와 보관을 위해 2013년 한국학중앙연구원에 기탁했다. 이후 역사적 가치를 평가받아 2017년 국보로 승격됐다. 미래엔 측에선 앞으로 남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위해 세종시와의 협업이 필요했고, 한글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세종시 입장에선 한글 관련 국보 및 세계문화유산급 문화재가 필요했다.
실제 9일 면담에 앞서 지난달 12일 미래엔 윤광원 부사장, 김동래 교과서박물관장, 박병천 교수, 세종시 관계자 등이 만나 기탁 및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관한 실무 차원의 논의를 시작했다. 세종시 관계자는 “세종시로 이관된 문헌이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된다면 ‘세계를 잇는 한글문화도시’를 지향하고 있는 세종시의 위상과 정체성을 확립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엔의 세종시 기탁 시기는 2026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관계자는 “고운동 고운뜰공원에 건설 중인 세종시립박물관에 전시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 경우 일반 공개 시점은 박물관이 완공되는 2026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월인천강지곡은 세종이 아내인 소헌왕후의 공덕을 빌기 위해 1449년 직접 지은 찬불가다. 훈민정음 창제 직후 간행된 최초의 한글활자본으로, 비슷한 시기 간행된 다른 문헌과 달리 한글을 큰 활자로, 한자를 작은 활자로 표기됐다. 이 때문에 국어학적, 출판 인쇄사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본래 상중하 3권이었으나 현재 권상과 일부 낙장만 전해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록된 국내 유물은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훈민정음해례본, 동학농민운동 기록물 등 총 18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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