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2016년 당시 불안한 정치 상황
탄핵 정국에서 단기 급락 후 회복세
외국인은 그때마다 '저가 매수' 나서
"수출 대형주, 배당주 관심 가져야"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통과되면서 과거 유사 상황에서 국내 증시가 어떤 흐름을 이어갔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 두 차례 탄핵 정국 모두 정치 변수에 따라 주가가 단기적으로 하락했다가 마무리되는 과정에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이번에도 개별 기업의 기초체력(펀더멘털)과 거시 경제 흐름에 따라 중장기 주가가 움직일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감안한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시발점이 된 '태블릿 PC 보도'가 나온 2016년 10월 24일 이후 코스피는 7거래일간 2,047에서 1,978로 9.7% 하락했다. 그러다 박 전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며 정치적 불안이 극도로 높아진 11월 9일에는 장중 3.61% 급락하면서 1,931.07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탄핵 쪽으로 여론이 기울고 결국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12월 8일 코스피 지수는 1.97% 오른 2,031.07로 마감하면서 2,000선을 회복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12월 9일부터 박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온 2017년 3월 10일까지 코스피 지수는 3.26% 오른 2,097.35를 기록했다. 이후 새 정권이 탄생한 2017년 5월 10일까지 코스피는 2,270.12까지 상승했다.
이보다 앞서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는 상대적으로 증시 변동성이 더 심했다. 탄핵소추안이 발의된 2004년 3월 1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전일종가 대비 5.5%나 급락했으며, 재판부가 탄핵소추안을 기각 선고한 5월 14일에는 장중 3.86% 떨어지면서 768.48까지 밀렸다. 하지만 기각 이후 코스피는 완만하게 상승하면서 그해 연말에는 900선에 바짝 다가섰다.
두 차례 탄핵 정국 동안 외국인은 저가 매수에 나섰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심리 기간인 2016년 12월 9일부터 2017년 3월 10일까지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4조4,82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노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의결일인 2004년 3월 12일부터 기각된 5월 14일까지 코스피는 11.7% 하락했지만, 이 기간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1조8,354억 원을 순매수했다.
결국 외국인들은 탄핵이 단기간 주가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결국 제자리를 찾아간다는 것을 이해하고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이번에도 외국인과 기관만 매수하는 가운데 개인만 팔고 있다"며 "지금은 탄핵 불확실성이 해소된 이후 오를 수 있는 옥석 가리기에 나설 때"라고 말했다. 그는 "환율 상승에 따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는 수출 대형주나 시장 상황 변화에도 기존 발표한 배당 계획을 내년에도 유지하겠다고 하는 배당주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5거래일간 외국인들은 네이버,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현대로템 순으로 매수했으며 삼성전자,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현대차, 기아, 고려아연 순으로 비중을 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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