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종오·한지아도 가세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조경태·김재섭 등 7명
與 표결 참석 30명 넘을 듯
尹 적반하장 담화 '트리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찬성하겠다고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이 7명으로 늘었다. 윤 대통령 탄핵까지 이제 단 한 표가 남게 됐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200명의 찬성표가 필요한데, 범야권 의원 수는 192명으로 여당에서 8표의 이탈표가 필요하다. 12일 불법 계엄 책임을 야당에 돌리며 억지를 부린 윤 대통령의 '적반하장 담화'로 여당 내 탄핵 찬성파 숫자는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날 여당 의원들의 탄핵 찬성 선언은 친한동훈계를 중심으로 속속 터져 나왔다. 진종오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 수호를 위한 결단"이라며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지아 의원도 페이스북에 "이번 주 토요일 표결에 반드시 참여해서 바로잡겠다"고 가세했다.
이로써 여당에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여당 의원은 총 7명이 됐다. 앞서 1차 탄핵안 표결 당시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김예지 의원에 이어 김상욱, 조경태, 김재섭 의원이 추가로 돌아섰다. 1차 탄핵안이 본회의에 올라간 지난 7일에는 여당이 탄핵 표결 불참 당론을 밀어붙이는 바람에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투표함을 열어 보지도 못하고 무산됐다.
그러나 이번에는 한동훈 대표가 탄핵 찬성 깃발을 들고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참여하라"고 사실상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나선 만큼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들 이외에도 탄핵 표결에 동참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내에선 14일 탄핵안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원이 최대 3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당 의원들의 '회군' 배경에는 윤 대통령의 담화가 결정타가 됐다는 분석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불법 계엄의 정당성을 강변하며 자진사퇴는 없다고 못 박았다. 여당이 주문해온 질서 있는 퇴진을 걷어차버리고 스스로 탄핵 심판대에 서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날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의원총회장에 모인 여당 의원들은 대통령 담화를 지켜보다 깊은 탄식과 한숨을 쏟아냈다. 민심의 분노에 아랑곳없는 윤 대통령에게 더 이상 기대할 게 없다는 자포자기 심정이 의총장을 가득 메웠다.
여당의 단일대오도 조금씩 무너지는 모습이다. 여당은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내란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 부결 당론을 정했지만, 친한계와 소신파 의원들 사이에서 이탈표가 속출했다. 내란특검법의 경우 안철수 김예지 김용태 김재섭 한지아 의원이 찬성을 했고, 이성권 김소희 의원은 기권 표를 던졌다. 김건희 특검법에는 권영진 김예지 김재섭 한지아 의원이 찬성했으며 김용태 의원이 기권했다. 앞서 탄핵에 반대 입장을 밝혔던 의원들이 흔들리는 모습도 엿보였다. 장동혁 의원은 "지금 탄핵에 대한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느냐"며 "당내 논의 상황을 보겠다"고 입장을 다소 선회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마지막 결단을 기다리며 탄핵에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도 남아 있다. 이날 김건희 특검법에 찬성한 권영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 스스로 선택하고 결단할 수 있도록 설득할 시간이 아직 남아 있다"며 "여전히 탄핵엔 반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본보에 탄핵안 표결에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힌 의원들도 찬반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말을 아끼고 있다. 정성국 의원은 "지금 한두 명만 탄핵 찬성으로 손을 들면 그 순간 당론이 무의미하지 않는가"라며 "다들 먼저 나서서 입장 표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 매직넘버를 채우는 의원은 사실상 대통령 탄핵 가결의 종지부를 찍는 상황이 되는 만큼, 공개적인 의사표현은 쉽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친윤석열계의 반발도 거세다. 한 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사실상 내란을 자백한 것"이라고 언급하자, 일부 친윤석열계 의원들이 “무슨소리를 하는 거냐” “사퇴하라”고 고성을 지르면서 항의하며 회의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하기도 했다. 한 대표는 반발하는 의원들을 향해 "반말하지 말라” “일어나서 말씀하시라”라고 맞서며 계파 갈등이 폭발했다. 한 대표는 "대단히 엄중한 상황이고, 오전 상황(윤 대통령 담화)에 대해 국민이 절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물러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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