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물가, 시차 두고 소비자물가 반영
이달도 불법계엄 이후 환율 고공비행
한은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 큰 상황"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지난달 수입물가가 2개월 연속 올랐다. 12·3 불법계엄 사태 이후 환율 변동성이 더 커진 만큼 이달에도 수입물가 오름세가 이어져 소비자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 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 기준 수입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1.1% 오른 139.03(2020년=100)으로 두 달째 상승했다. 용도별로 보면 1차 금속제품 위주로 중간재 가격이 1.5% 올랐고, 자본재와 소비재도 전월 대비 각각 1.2%, 1.5% 상승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은 농림수산품을 중심으로 0.2% 상승했다.
국제유가가 내렸지만, 원·달러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입물가를 전반적으로 밀어 올렸다는 설명이다. 한국이 주로 수입하는 두바이유 월평균 가격은 10월 배럴당 평균 74.94달러에서 지난달 평균 72.61달러로 3.1% 하락했다. 반면 달러당 원화값은 미국 대선 이후 ‘트럼프 효과’로 10월 평균 1,361원에서 지난달 평균 1,393.38원으로 껑충 뛰었다. 지난달 13일 오후 3시 30분 기준 1,406.6원까지 오르는 등 1,400원을 넘나든 날도 많았다.
수입물가는 품목별로 몇 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문제는 이달에도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 중이라는 점이다. 앞서 9일에는 1,437원에 주간 거래를 마치며 지난달 평균 환율보다 43.62원 높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내달 수입물가 전망에 대해 한은은 일단 말을 아꼈다. 이문희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이달 들어 현재까지 국제유가는 전월 평균 대비 소폭 하락한 반면, 환율은 상승해 상·하방 요인이 혼재돼 있다”면서 “국내외 여건 불확실성도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원화 기준 수출물가지수는 130.59로 전월 대비 1.6% 올라 두 달 연속 수입물가와 동반 상승 흐름을 보였다. 마찬가지로 환율 영향이 컸다. 수출물가는 석탄 및 석유제품, 화학제품 등을 포함한 공산품이 1.6% 올랐고, 농림수산품도 1.5% 상승했다. 반면 달러화 기준으로 통관시점 금액을 작성하는 수입금액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각각 2.7%, 0.3% 하락했다.
수출대금 한 단위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4.5% 상승한 92.88로 17개월 연속 개선됐다. 계약 시점과 통관 시점의 가격 차이를 반영한 시차 적용 수입가격이 원유 등 광산품을 중심으로 3.2% 하락한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1.1% 오르면서 교역조건이 좋아졌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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