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 204·반대 85·기권 3·무효 8표
與 공개 찬성 7명 외 5명도 돌아서
기권·무효 '샤이 탄핵 찬성'도 11명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표결에서 11명의 무효·기권표가 나왔다. 탄핵 찬성으로 돌아선 국민의힘 이탈표 12명과 비슷한 수치다. 이들 23명이 여당의 '탄핵 반대' 당론에 반기를 든 셈이다.
8명의 무효표에는 막판 고심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겼다. 차마 탄핵에 찬성하지 못하고 용지에 '가부'를 함께 적거나 큰 점(●)을 그려 넣는 식으로 의중을 드러냈다. '가 또는 부'를 한글이나 한자로 적어야 유효표로 인정된다. 아예 아무것도 기입하지 않은 기권표는 3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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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탄핵안은 의원 300명이 모두 투표에 참여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포함해 범야권 의원 192명 전원이 찬성표를 던졌다고 가정하면, 여당의원 108명 중 12명이 '가(可·찬성)'를 적어 투표함에 넣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직 대통령 탄핵안은 국회의원 200명 이상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지난 7일 1차 탄핵안 표결 때 투표에 참여했거나, 이후 탄핵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여당의원 7명(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이 그대로 찬성표를 던졌다면, 추가로 5명이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얘기다.
이들 12명에 무효표 8명과 기권 3명을 더한 23명은 국민의힘의 탄핵 반대 당론을 거부한 것이다. 그간 찬반 의사를 밝히지 않던 이른바 '샤이 탄핵 찬성론자'들이 비로소 의사를 드러냈다. 1차 탄핵안 표결 때는 여당이 집단 보이콧으로 표결에 불참하며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않아 탄핵을 무산시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에서 "당론이 부결이니 반대 투표를 해달라. 그러나 정 입장이 곤란하면 (차라리) 기권이나 무효표로 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압도적 탄핵 찬성으로 쏠리는 건 막아보려고 한 것이다.
이날 투표는 15분 만에 속전속결로 끝났다. 우 의장이 가결을 선포하자 고요하던 회의장에선 일순간 환호가 터져 나왔다. 야당 의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안도했고, 탄핵 반대 당론에 따라 부결을 확신했던 여당 의원들은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떨군 채 회의장을 떠났다.
우 의장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순간부터 오늘 이 시간까지 국민 여러분께서 보여준 민주주의에 대한 간절함, 용기와 헌신이 이 결정을 이끌었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 여러분의 연말이 좀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취소했던 송년회도 재개하길 바란다"고 인사를 건넸다. 불법계엄 사태 이후 무너진 일상을 회복하자는 당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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