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에 지쳐… 상처 회복 집중"
'안보 보장' 내세운 이 공격 질타
튀르키예 "반군 군사 지원 가능"
후원자 자처하며 쿠르드족 공세
시리아 실권을 장악한 반군의 수장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새로운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 붕괴에 따른 혼란기를 틈타 시리아 영토를 기습 점령하고 있는 이스라엘에 싸울 의사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반군이 요청하면 언제든 군사 지원을 제공하겠다며 '든든한 후원자' 지위를 부각했다.
"외교가 안보 보장할 유일한 방안"
14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반군 주축 조직인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이끄는 아메드 알샤라(옛 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날 공개된 시리아TV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군의 시리아 침공을 비난했다. 지난 8일 알아사드 대통령이 러시아로 도망가고 시리아 권력이 반군에 이양된 뒤 알샤라가 이스라엘 관련 입장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알샤라는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은 정당화될 수 없는 행위라고 못 박았다. 이스라엘군은 알아사드 정권 붕괴 이래 시리아 내 군사목표물 약 800곳을 타격하면서 '자국 안보 보장'을 핑계 대지만 정작 시리아 반군은 이스라엘을 위협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얘기다. 알샤라는 "이스라엘 논거로는 최근의 위반 행위를 합리화할 수 없다"며 "이스라엘은 시리아에서 경계선을 분명히 넘었고 이는 역내에 부적절한 긴장 고조의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당분간 시리아는 13년간 이어진 내전으로 인한 상처를 치유하는 데 집중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알샤라는 "시리아는 수년간 이어진 갈등 및 전쟁으로 지쳐있다"며 "새로운 갈등을 벌일 여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단계에서는 재건과 안정이 우선순위"라며 "추가적인 파괴로 이어질 분쟁에 끌려가지 않고자 한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알샤라는 "외교적 해결책이 안보 및 안정을 보장할 유일한 방안"이라며 "계산되지 않은 군사적 모험은 원치 않는다"고 확언했다. 이스라엘과 교전할 의사가 없음을 밝힌 것이다.
알아사드 정권을 군사적으로 후원했던 러시아와의 관계 설정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가 시리아를 중동·아프리카로 향하는 전략적 길목으로 활용했던 만큼 관계 단절을 추진하기에는 보복 부담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고 시리아 내전 국면에서 반군 탄압을 물심양면 도왔던 러시아와 전향적 관계를 맺기도 어렵다. 알샤라는 "양측(러시아와 시리아 반군) 관계는 공동의 이익에 부합해야 할 것"이라며 "지금은 국제관계를 신중하게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튀르키예, 반군에 쿠르드 해체 압박
한편 튀르키예 정부는 반군에 강력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 야샤르 귈레르 튀르키예 국방장관은 이날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로운 시리아 행정부가 요청하면 필요한 (군사) 지원을 제공할 준비가 돼있다"며 국제사회가 반군을 공식 정부로 인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튀르키예 정부는 시리아 반군 지원 목적이 결국 '쿠르드족 무장단체 해체'임을 숨기지 않았다. 반(反)알아사드 정권 전투에서 반군과 협력했지만 튀르키예와는 오랜 앙숙인 쿠르드족을 HTS가 내쳐야 한다고 재차 압박한 것이다. 귈레르 장관은 "새로운 시대를 맞아 쿠르드족노동자당(PKK), 쿠르드민병대(YPH) 등 테러 조직은 시리아에서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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