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코스피서 4779억 원 '팔자'
글로벌 통화정책 경계감에 환율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투자 심리를 짓눌러온 불확실성이 일부 걷히자 개인 투자자가 7거래일 만에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 복귀했다. 다만 외국인이 대거 팔면서 증시는 전반적으로 숨 고르기 장세를 보였다.
16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49포인트(0.22%) 내린 2,488.97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2,511.08로 출발해 장 초반 2,515.62까지 오르며 ‘안도 랠리’ 기대감을 키웠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약보합으로 전환했다. 코스피가 하락 마감한 건 9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코스닥 종가는 4.8포인트(0.69%)오른 698.53으로 집계됐다. 장중 한때 701.67로 700선을 돌파했지만,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상승 폭을 줄였다.
돌아온 개인투자자가 5일 이후 처음으로 코스피 순매수에 나서 3,688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기관도 19억 원 소폭 매수 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서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이날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779억 원, 코스닥에서 1,168억 원어치 매물을 던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 등 경계심이 깔려있는 상황에서 코스피가 탄핵 국면 이전 수준을 회복하자 차익실현 물량이 나왔다”며 “국내 증시 주안점이 다시 글로벌 매크로(거시경제)로 전환되는 국면”이라고 평가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준은 오는 17, 18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이번엔 0.25%포인트 내릴 가능성이 크지만, 앞으로 금리 인하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인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18, 19일 열리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선 금리 인상 보류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 변수가 강달러 현상을 부추긴 결과,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 오른 1,435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정부는 주식시장이 정국 불안에 따른 낙폭을 대부분 되돌렸다면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에서 “금융·외환시장 24시간 모니터링을 지속하며 증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 자본·외환시장 선진화 등 주요 정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는 이날부터 정은보 이사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시장운영 비상대책위원회’를 상시 운영해 시장 감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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