쥘 베른 '15소년 표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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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시대 철학자 키케로는 "책 없는 방은 영혼 없는 몸과 같다"고 했습니다. 도대체 책이 뭐길래, 어떤 사람들은 집의 방 한 칸을 통째로 책에 내어주는 걸까요. 서재가 품은 한 사람의 우주에 빠져 들어가 봅니다.
모험소설의 클래식인 쥘 베른(1828~1905)의 '15소년 표류기'는 김기태(60) 세명대 디지털콘텐츠창작학과 교수의 '인생 책'이다.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던 게 그렇게 좋을 수 없었죠. 꿈과 희망이 말 그대로 책 속에서 자라났던 겁니다."
인천 강화군에서 나고 자란 김 교수에게 독서는 대리만족 그 자체였다. 육지와 이어진 연륙교조차 없던 당시 강화는 오지 중 오지였다. 김 교수는 책을 통해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갈 수 있었다. '15소년 표류기'를 읽고 나선 "섬에 살고 있으면서도 무인도가 동경의 대상이 됐다"고. 그는 유년 시절 읽고 또 읽었던 손때 탄 책을 아직도 갖고 있었다.
1888년 출간된 '15소년 표류기'는 여름방학을 맞아 항해를 계획한 뉴질랜드 오클랜드의 한 기숙학교 학생 15명이 폭풍에 휩쓸려 도착한 무인도에서 자신들만의 힘으로 살아남은 모험담이다. 프랑스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난 베른은 항구를 드나드는 수많은 배를 보면서 탐험가를 꿈꿨다고 한다. 이 책 말고도 '해저 2만 리'와 '80일간의 세계일주' 등 80여 편의 장편소설을 남겼다. 지금도 전 세계에서 널리 읽히는 고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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