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와 물리적 충돌 우려해 집행 못 해
"피해자 부모가 정치적 이익 위해 딸 보내"
모랄레스, 4선 안 되는데 대선 출마 준비
미성년자 강간 혐의를 받는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다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거주지 주변을 지키고 있는 지지자들과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영장 집행은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17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이날 볼리비아 검찰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지난 10월 발부됐다"고 밝혔다. 다만 검찰은 "경찰관들의 안전을 우려해 아직 영장을 집행하지는 않았다"며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코차밤바 지역에서 코카인 원료 재배자들의 보호를 받으며 지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영장은 6개월간 효력이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15년 16세 소녀에게 아이를 낳게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그에게 '의제강간'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의제강간이란 미성년자가 합의 하에 성인과 성관계를 했을지라도 이를 강간으로 간주하는 법이다. 아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신매매를 통해 피해 소녀를 만났다는 혐의도 있다. 피해자는 15세 무렵 부모가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부모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딸을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피해자의 어머니 역시 모랄레스 전 대통령과 함께 인신매매 혐의를 받고 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볼리비아의 첫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다. 2005년 당선된 뒤 연임에 성공해 13년간 집권했다. 2019년 4선 연임을 시도하다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볼리비아를 떠났다. 볼리비아 헌법상 대선 출마 횟수가 제한돼 다시 선거에 나설 수 없음에도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25년 대선에 출마하겠다며 지지 세력을 결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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