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고위직 대가 대법관에게 기밀 빼내
전자장치 찬 채로 가택연금... 전 대통령 최초
"유럽인권재판소에 제소할 것" 결백 주장
2019년 11월 프랑스 파리 개선문 근처에서 열린 한 행사에 참석한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의 모습.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판사를 매수한 혐의로 18일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파리=AP 연합뉴스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판사 매수 혐의로 최종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결백을 주장하며 유럽인권재판소(ECHR)에 제소할 것이라고 나섰지만,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다른 재판도 줄줄이 예정돼 있어 시민들의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AFP 통신은 18일(현지시간) "파기법원이 사르코지 전 대통령에게 판사 매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전했다. 파기법원은 한국 대법원에 해당하는 프랑스의 최고법원으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유죄 판결은 확정됐다.
다만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교도소에 갇히지는 않는다. 징역 3년 중 2년은 집행유예라 복역하지 않아도 되고, 나머지 1년은 전자장치를 착용한 채 가택연금 상태에 놓이는 것으로 대신한다. 전직 대통령이 유죄 판결을 받은 것은 2011년 자크 시라크 전 대통령 이후 사르코지가 두번째다. 전자발찌를 착용하는 전직 대통령은 사르코지가 처음이다.
프랑스 수사당국에 따르면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2014년 질베르 아지베르 프랑스 대법관에게 기밀을 알려주는 대가로 퇴임 후 고위 공직을 맡게 해주겠다고 제안했다.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은 2007년 선거 당시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이라 판사를 매수했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변호인은 이날 "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ECHR에서 결백을 입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CHR은 유럽 내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기구로, 판결은 구속력을 가진다. 하지만 사르코지가 제소한다고 해서 파기법원의 판결이 당장 효력을 잃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르몽드는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조만간 전자장치 착용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추가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파기법원은 사르코지가 2012년 대선 당시 한도의 2배가량 선거자금을 모금한 혐의를 심리 중이다. 리비아의 전 독재자였던 무아마르 카다피로부터 2007년 불법 선거자금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카다피 관련 재판은 2025년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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