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관위 직원 30명 손발 묶고 납치 지시"
"요원, 점조직 선발됐고 호남 출신은 배제"
"롯데리아에서 회동은 '도감청 방지' 목적"
육군 첩보부대 HID가 12·3 불법계엄 사태 당시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을 납치하라"는 구체적인 임무를 받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보사령부 산하의 이 부대는 북파 공작이나 요인 암살 등에 투입되는 최정예 특수부대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보사 요원들의) 첫 번째 임무에 대해 구체적으로 제보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선관위에 가서 과장들과 핵심 실무자 30명을 무력으로 제압하고 케이블 타이로 손목과 발목을 묶은 채 복면을 씌워서 B-1 벙커로 데리고 오라"는 것이 그 임무였다면서 "(선관위 직원) 30명 명단을 다 불러줬다고 한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선관위 직원 납치 지시'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김 의원은 "정보사 인원들이 (계엄 당일) 오후 9시쯤 회의실에 모였다"며 "외부 공작 요원과 HID를 포함해서 38명이었고, 소령·중령급 장교들이 주로 많았다"고 했다. 그는 "정보사령관은 이들에게 '조금 있으면 중요한 임무가 떨어진다. 이따 얘기하겠다'고 했다"면서 "이후 오후 10시 30분 대통령 비상계엄 담화 내용을 듣고 끝나고 나서 '내일 아침 5시에 출발해서 선관위에 5시 40분에 도착한다'(고 알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밝힌 제보에 따르면, 이들 요원은 출근하는 선관위 직원들을 현장에서 바로 확인해 30명 명단에 맞게 데려오라는 지시를 받았다. 김 의원은 "민간차량도 20대 정도 준비한 것 같다"며 "한 개 조에 4, 5명씩 차량 단위로 편성한 것(으로 보인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 개 팀은 미리 B-1 벙커로 가서 50개 정도 (격실을) 확보하라는 임무를 받았다고 한다"고도 덧붙였다.
제보의 신빙성에 대해선 "저도 믿기지 않아 여러 확인할 만한 루트로 확인을 했고, 실제 그 회의장에 있었던 인원들의 제보도 받았다"며 "(제보는) 아주 신뢰할 만한 신빙성이 있고, 전후좌우 관계가 제가 궁금했던 것들이 다 해결할 정도로 (당시 상황에) 깊숙이 관여돼 있었던 인원의 일종의 양심고백이라고 보면 된다"고 강조했다.
"선관위 투입 요원, 점조직으로 포섭돼"
문상호 정보사령관의 '지시 은폐 의혹'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문 사령관은 첫 번째 임무로 선관위로 간다는 것만 얘기했다"며 "(계엄이) 끝나고 나서 (지시 내용을) 은폐하라고 했다는 제보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국방위 끝나고 나서 문 사령관이 (다른 사람들한테) '(국회) 국방위에서 얘기한 수준만 얘기해라'라고 한 것 같다"고 부연했다. 그는 "현재 핵심 대령 2명이 수사를 받고 있는데, 그 밑에는 중령급 인원이 회유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원된 38명의 요원을 상대로 회유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선발된 38명의 요원은 점조직으로 선발됐다고 한다. 김 의원은 "이 38명의 결사대는 '특수 임무가 있는데 참가하겠느냐'고 개별적으로 질문을 받았고, 출신 학교와 지역까지 체크됐다"며 "제보자가 '호남 지역 출신은 배제됐다'는 식으로도 증언했다"고 덧붙였다.
정보사 전현직 관계자들이 한 패스트푸드점(롯데리아)에서 만난 이유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계엄 선포 이틀 전 경기도의 한 롯데리아 지점에서 문 사령관 등 정보사 관계자와 계엄 관련 사전 논의를 했다는 의혹이다. 김 의원은 "공작할 때는 사람이 많이 붐비는 데서 얘기해야 도·감청에 자신들의 목소리가 안 들린다고 한다"며 "그래서 일부러 소음이 많은 롯데리아를 고른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제보자가 "작전을 할 때 소음이 많은 곳에서 주로 많이 한다"고 얘기했다며 "실제로 밀실이나 식당 룸에 들어가면 도감청에 아주 취약하다고 그러더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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