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청구해 빚지면 성매매 알선
호스트클럽 사회 문제에 대책 마련
한 남성이 지난해 12월 5일 호스트클럽이 밀집해 있는 도쿄의 대표적인 유흥가 가부키초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 호스트클럽은 남성 접객원이 나오는 일본 유흥업소다. 도쿄=AFP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손님에게 고액의 비용을 청구하는 '악질 호스트클럽'을 막을 규제책을 만들었다. 여성 손님에게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한 뒤 고가의 술을 주문하게 강요하거나 술에 취해 상황 판단이 어려운 손님에게 고액의 비용을 청구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지불할 수 없는 수준의 요금을 청구해 빚을 지게 한 뒤 여성 손님에게 성매매를 알선하는 호스트클럽들이 늘면서 사회 문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일 일본 아사히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일본 경찰청은 전날 전문가 회의를 통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풍속영업법 개정안'을 확정했다. 내년 1월 정기국회 때 발의할 계획이다.
일본에서는 남성 접객원이 나오는 호스트클럽이 합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도쿄 신주쿠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가부키초 일대에 호스트클럽이 몰려 있다. 아사히는 "일본 전국에 약 1,000개의 호스트클럽이 있다"고 설명했다.
호스트클럽은 접객원이 나오기 때문에 일반 술집보다 요금이 훨씬 비싸고, 손님에게 각종 서비스와 고가의 술·음식을 주문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운영된다. 최근 일본에서는 여성 손님에게 지불 능력이 넘는 비용을 청구한 뒤 내지 못할 경우 성매매를 시키거나 유사성매매업소에 넘기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이른바 악질 호스트클럽이 생기며 엄청난 빚을 지는 여성이 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본 도쿄 시민들이 2021년 4월 6일 도쿄 신주쿠의 대표적인 유흥가인 가부키초 거리를 다니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호스트클럽 비용 문제로 경찰에 상담을 요청한 건수는 지난해 2,675건에 달했다. 올해는 지난 10월 기준 2,362건이 접수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입장 시 설명한 내용과 다른 요금을 청구할 수 없고, 여성을 유혹해 연애 감정을 느끼게 한 뒤 고가의 술과 음식을 주문하게 유도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술에 취해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손님에게 고액의 비용을 청구할 수도 없다. 또 요금을 지불하지 못하는 손님을 협박하거나 성매매 업소에 알선하는 것도 금지한다.
전문가 회의에 참여한 시민단체 대표인 사카모토 아라타는 마이니치에 "법안에 (지나친 요금이 나오게 유도하는) 행위 자체를 못 하도록 규정해 억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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