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 투자액 16% 삭감 영향 추정
실사 도중 일부 항목 빠졌을 수도
'관세 지지' 트럼프 불확실성 여전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있는 반도체 생산 설비 전경. 지난 4월 촬영된 사진이다. 오스틴=AFP 연합뉴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가 삼성전자의 미국 반도체 설비 투자 보조금을 약 6조9,000억 원으로 확정했다. 앞서 잠정적으로 산정했던 것보다 약 26% 삭감된 금액이다. 삼성전자의 대(對) 미국 투자 축소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액 대비 보조금 비율은 1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워싱턴에서 열린 성탄절 기념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이날 반도체·과학법(칩스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약 6조9,000억 원) 보조금을 지급한다고 최종 발표했다. 이 보조금은 삼성전자가 미국 텍사스주(州) 테일러에 첨단 시스템 반도체 제조 공장 두 곳을 짓고, 텍사스 오스틴에 있는 기존 생산 설비를 확장하는 데 사용될 전망이다.
이날 발표된 보조금은 앞서 지난 4월 예비거래각서(PMT)에 반영됐던 64억 달러(약 92조2,000억 원)보다 16억5,500만 달러(약 2조 4,000억 원) 적다. 이는 삼성전자의 대미 투자액이 당시 440억 달러(약 63조7,780억 원)에서 최근 370억 달러(53조6,315억 원)으로 16%가량 줄어든 결과로 풀이된다. 또 삼성전자가 제출했던 투자 내용 일부가 미 상무부 실사 과정에서 보조금 지급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며 보조금 액수가 줄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전체 투자액 대비 보조금 지급 비율은 다른 반도체 기업보다 여전히 높다. 삼성전자는 투자액의 약 13%를 보조금으로 받는 반면, 대만 TSMC, 미국 마이크론 인텔 등은 이보다 다소 적은 비율의 보조금을 받는다. SK하이닉스는 인디애나 웨스트라이펫에 인공지능(AI) 제품을 위한 매모리 패키징 공장 등 설립에 38억7,000만 달러(약 5조6,000억 원)을 투자하고, 투자액 약 12%인 4억5,800만 달러(약 6,600억 원)를 보조금으로 받는다.
트럼프 "보조금 나쁜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6일 플로리다주 팜비치 마러라고 자택에서 연설하고 있다. 팜비치=로이터 연합뉴스
내달 출범하는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변심’은 보조금 지급의 마지막 변수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했던 칩스법은 미 민주·공화 양당의 초당적 지지를 받아 입법됐으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보조금 지급보다 고율 관세 부과를 통해 해외에 있는 반도체 공장을 미국으로 들어오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조금 대부분이 결국 트럼프 2기 행정부 기간(2025년 1월~2029년 1월)에 지급될 예정인 만큼 향후 트럼프 당선자가 정책을 뒤엎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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