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1명 포함 총 2명 사망
용의자 사우디 출신 이민자
범행 동기는 '반 이슬람' 주장
성탄절을 닷새 앞두고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마켓을 노린 차량 테러가 발생해 70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현장에서 체포된 범인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이민자로 밝혀졌다. 다만 범행 동기로 '이슬람에 포용적인 독일 정부에 대한 반감'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건이 기존 극단주의 테러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독일 MDR방송, 영국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쯤 독일 작센안할트주(州) 마그데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이 돌진해 최소 2명이 숨지고 68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성인 1명, 어린이 1명이며 부상자 15명은 중상이라고 주 당국은 밝혔다. 피해자들은 크리스마스를 맞아 나들이를 나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경찰은 해당 차량 운전자를 체포했다. 라이너 하젤로프 작센안할트주 총리는 “용의자는 2006년 독일로 이주해 작센안할트 베른부르크에서 의사로 일하던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남성”이라고 밝혔다. 해당 남성은 뮌헨 번호판을 단 렌터카를 몰고 인파가 밀집한 마켓으로 돌진했으며, 단독 범행으로 추정된다고 하젤로프 주총리는 덧붙였다.
"복잡한 용의자의 표상"
명절을 노린 테러에 독일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튀링겐주 에르푸르트 당국은 사건 발발 이후 관내 크리스마스 마켓을 전면 폐지했다. 독일 크리스마스 테러는 2016년 12월 19일 베를린 도심 크리스마스 마켓 테러 이후 8년 만인 만큼 여파가 컸다. 2016년은 튀니지 출신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자가 트럭 테러를 감행해 13명이 숨졌다. 테러 직후 독일뿐 아니라 유럽 전역의 극우 정당들은 강경한 반(反)이민·이슬람 메시지를 내놓았다.
다만 사건 용의자가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극우 정당인 '독일을위한대안'(AfD) 지지를 밝힌 점 등이 알려지며 역풍이 불 조짐도 드러나고 있다. 이번 테러가 과거처럼 이슬람 극단주의와 연계된 것이 아니라 거꾸로 극단적인 반 이슬람 정서에 자극된 폭력 행위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적개심을 선동한 극우 정당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독일 고위 당국자를 인용 "용의자는 독일 내 소규모 사우디인 커뮤니티에서 반이슬람 운동가로 명성을 얻었다"며 "보다 복잡한 용의자의 표상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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