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월부터 조혼 대대적 단속
18세 이전 결혼 비율 23.3% 달해
2017년 11월 인도 뭄바이에서 열린 취약 계층 합동 결혼식에서 한 신부가 하객석을 바라보고 있다. 뭄바이=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의 한 주(州)에서 조혼(早婚) 악습과 관련해 체포된 인원이 약 2년 만에 5,000명을 넘어섰다. 인도에서는 성인이 미성년자와 가정을 꾸리는 게 엄연한 불법임에도, 매년 150만 명 안팎의 소녀가 원치 않는 결혼에 내몰리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3일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북동부 아삼주(州) 정부는 지난해 2월부터 '아동 결혼 금지법' 위반에 대한 대대적 단속을 실시한 결과, 전날까지 5,000여 명을 불법 아동 결혼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달 21, 22일 이틀 사이에만 416명이 붙잡혔다. 미성년자 아내를 받아들인 성인 남성뿐만 아니라 불법 아동 결혼식을 주관한 성직자와 혼인 신고를 받아준 공무원 등도 포함됐다. 히만타 비스와 샤르마 아삼주 주지사는 “우리는 아동 결혼에 맞서 싸움을 계속하고 있다. 사회악 근절을 위해 과감한 조처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의 현행 법상 18세 미만이 결혼하는 것은 불법이다. 인도 대법원은 2017년 부부 사이라도 미성년자 아내와 성관계를 맺는 것은 성폭행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인도 사회에서 뿌리 깊게 자리 잡은 조혼 악습은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시골 지역에서는 '가족에게 경제적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미성년 여성이 원하지 않는 결혼을 여전히 강요받고 있다.
미성년자의 결혼에 항의하는 인도 여성들이 뭄바이에서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뭄바이=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인도에서 법적 혼인 가능 연령 이전에 결혼하는 비율은 23.3%(2021년 기준)에 달한다. 유엔은 2020년 보고서에서 매년 약 150만 명의 인도 소녀가 결혼을 한다고 추산했다. 타임스오브인디아는 현지 시민단체 ‘아동 결혼 없는 인도 네트워크’의 7월 보고서를 인용해 “매일 4,000건 이상의 아동 결혼이 이뤄진다”며 “1분마다 3명의 여아가 강제로 결혼하는 셈”이라고 전했다.
대대적 단속이 실시된 아삼주의 경우, 여성 8명 중 1명이 18세가 되기 전에 결혼하고 15세 이전에 출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 결혼과 출산은 산모와 유아의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으로 꼽힌다.
조혼은 인도만의 문제가 아니다. 유니세프는 지난해 아프가니스탄과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등 중동 및 남아시아 국가에서 미성년자일 때 결혼한 사람이 2억900만 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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