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자 정보로 범행 설계... 200억 원 챙겨
4년 넘게 해외 도피… 3월에 프랑스서 검거
코스닥 상장사 2곳의 주식 시세를 조종해 수백억 원대 부당이익을 취하고, 이를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라임 사태) 주범인 이인광(57) 에스모 회장의 해외 도피 자금에 보탠 일당들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중엔 전직 검찰 수사관과 경찰도 있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부(부장 공준혁)는 지난달 15일부터 지난 20일까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8명을 재판에 넘기고, 수사 무마 등 명목으로 거액의 금품을 수수한 경찰 출신 브로커 1명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중 주범 격인 전직 검찰 수사관 이모(58)씨와 전 서울경찰청 수사대장 김모(47)씨 등 6명을 구속했다.
검찰에 따르면, 라임 사태의 몸통 격인 이인광 회장은 해외로 도주한 뒤 도피자금을 마련하고자 2022년 11월부터 2차 전지 소재 기업인 중앙첨단소재의 시세조종 범행을 계획하고 공범을 모았다. 이씨 등은 시세조종 주문을 넣어 주가를 주당 580원에서 5,850원으로 10배 넘게 불려 총 140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이 회장은 중앙첨단소재의 내부자로부터 기업 운영 정보를 미리 전달받아 매매 시점 등 세부사항을 정해주는 식으로 범행에 관여했다. 이 회장은 4개월 만에 37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고, 프랑스 니스에서 호화 도피 생활을 이어왔다.
이씨를 주축으로 한 시세조종 세력은 신재생에너지업체 퀀타피아에 대한 주가조작에도 나섰다. 고가매수 등 시세조종 주문을 넣어 813원에 불과한 주가를 4,400원으로 높여 11억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챙겼고, ‘1,000억 원 상당의 투자가 확정됐다'는 허위 투자확약서를 공시하는 등의 수법으로 50억 원을 추가로 빼돌렸다. 이들은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 출신 브로커에게 수사 무마를 부탁하며 3회에 걸쳐 총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건넸다.
이 회장은 라임 펀드 자금 1,300억원을 동원해 에스모 등 코스닥 상장사를 인수하고 이들 회사의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되자 해외로 도피했다. 그는 4년 넘게 도피 생활을 이어가다 지난 3월 프랑스에서 검거돼 국내 송환이 추진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인광에 대한 범죄인 인도절차도 신속히 진행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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