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1~11월 관객 점유율 58.1%
오컬트·코미디… 다양성이 매력
대중문화평론가가 분석한 외화 영향력 감소 이유
2024년 극장가에서는 외화가 가진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지난해 1~11월 관객 점유율은 한국 영화가 58.1%, 외국 영화가 41.9%였다. 지난해 아쉬운 성적을 거뒀던 한국 영화는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지난달 17일 영화진흥위원회는 2024년 11월 한국 영화산업 결산 통계 자료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1~11월 한국 영화 누적 매출액은 6,192억 원이다. 2023년 동기 대비 1,555억 원 증가했다. 누적 매출액 점유율은 57.9%였다. 누적 관객 수는 6,397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3만 명 늘어났다. 외화는 누적 매출과 관객이 크게 감소했다. 1~11월 외국 영화 누적 매출액은 4,50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5억 원 줄어들었다. 누적 관객 수는 4,615만 명이었는데 전년 동기 대비 1,524만 명 감소한 기록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관객 수에서 한국 영화는 2011년부터 2020년까지 50% 넘는 점유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1년에는 30%대 점유율을 보였다. 2022년에는 55.7%로 회복했으나, 2023년에는 다시 48.5%로 떨어졌다. '엘리멘탈'이 724만 관객을, '스즈메의 문단속'이 557만 관객을,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488만 관객을 동원하는 등 외국 애니메이션이 뜨거운 사랑을 받았고 한국 영화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했다. 그러나 2024년에는 한국 영화가 다시 명예를 회복했다.
다양성 자랑한 한국 영화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두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파묘'와 '범죄도시4'다. '파묘'는 1,191만 관객을 동원했다. '범죄도시4'는 1,150만 명을 극장으로 불러모았다. '서울의 봄' 역시 2024년 초까지 흥행 열기를 이어가며 1,312만 관객을 동원했다. 손익분기점이 330만 명 가량인 '파묘'와 '범죄도시4'는 활짝 웃을 수 있게 됐다. '서울의 봄' 역시 흥행에 성공했다. '베테랑2' '파일럿' '탈주' '핸썸가이즈' 등도 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지난달 4일 개봉한 '소방관'은 개봉 19일 차에 2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
2024년의 극장가에서는 작품의 다양성이 두드러졌다. '파묘'는 오컬트 마니아들의 흥미를 유발했고, 12·12 군사반란을 소재로 한 '서울의 봄'은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파일럿'은 여장을 하게 된 파일럿의 이야기를 담아 웃음을 유발했다. '핸썸가이즈' 역시 유쾌한 스토리로 코미디물의 매력을 발산했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동성애자의 고민을 진솔하지만 너무 무겁지는 않게 전달했다. 관객들은 한국 영화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었다.
외화 영향력 감소한 이유
외화의 영향력이 감소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할리우드의 파업으로 (외국) 작품의 질이 높지도, 다양하지도 않은 상황이 됐다. 그리고 프랜차이즈 영화들이 상당히 많다. 프랜차이즈 영화는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은 만큼 관객 입장에서는 '나중에 OTT나 IPTV로 보면 되는데 굳이 영화관에 가야 하나'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독보적이고 색달라서 극장에 가 봐야 하는 영화들이 드문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장르 또한 아쉬움을 남긴다. 김 대중문화평론가는 "요즘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들을 보면 판타지 쪽이 많다. 철저하게 현실에 바탕을 두고 관객을 설득하고, 이들에게서 공감을 유발하는 면들이 할리우드 영화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프랜차이즈 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이 그나마 외화의 지지층으로 남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외화의 영향력이 줄어든 가운데, 한국 영화는 지난해 극장가의 승기를 잡았다. 올해도 그 기쁨을 누릴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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